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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성공담이라기보다는 독서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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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 교사,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 저자 고전문학을 탐독하는 독자라고 해서 자기계발서라든가 실용서를 아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계발서에도 누구나 명저라고 인정할 ...

박균호 | 교사,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 저자 고전문학을 탐독하는 독자라고 해서 자기계발서라든가 실용서를 아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자기계발서에도 누구나 명저라고 인정할 만한 책이 있는데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과 지금 이야기하려는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이다. 특히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국내 유수의 출판사 여러 곳에서 번역 출간한 바 있으며 문학전집의 일원으로 출간되기도 한 것을 고려하면, 평범한 사람이 오직 자신의 노력만으로 일가를 이루는 자기계발서에 가까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문학적인 깊이까지 겸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읽으면 일종의 성공담이라기보다는 독서 성장기로도 읽힌다. 이 책은 시종일관 프랭클린이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떻게 글쓰기 연습을 했는지 언급한다. 그래서 이 책을 단순히 ‘성공한 위인의 잔소리’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비결’로 여기고 펼치는 독자들은 당황하기 마련이다. 1706년 미국 보스턴의 양초제조업자의 열일곱 자녀 중 열다섯째로 태어난 프랭클린은 어렸을 적부터 책을 좋아해서 돈만 생기면 책부터 산 독서가였다.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살림이 넉넉지 않은 양초제조업자였던 그의 아버지 서재에는 책이 가득했다는 것이다. 어린 프랭클린은 당연하게도 이 책을 모두 읽었고 나아가 ‘천로역정’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비롯해서 대니얼 디포의 ‘경제·사회 개혁론’과 같은 요즘 성인도 여간해서 읽지 않는 고전을 탐독하였다.책이 가까이 있는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프랭클린의 경우에서도 증명이 된다. 부모가 자식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잔소리하는 것보다는 집안에 책을 가능한 한 많이 두고 부모부터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자식은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기 마련이다.‘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을 읽을수록 미국의 최고가 화폐 인물이 된 프랭클린은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의 부모와 조부모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합리적이고 분별력 있는 친구나 지인을 초대해서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이는 다분히 자식의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려는 의도였다. 또한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대화의 주제에만 주의를 기울였을 뿐 식탁 위에 올려진 음식에대해서는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어떤 음식이 올라왔는지, 요리가 잘 되었는지, 맛은 좋은지 나쁜지 등은 전혀 이야깃거리가 아니었다.프랭클린 집안은 음식의 종류나 질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해서 식사 후 몇 시간만 지나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 따라서 아무 음식이지만 골고루 잘 먹었던 프랭클린은 80살이 넘도록 건강했고 장거리 여행을 해도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없었다. 시간 관리의 대가라고 알려진 프랭클린은 음식에 쏟을 시간과 정력을 창의적인 작업에 할애했으며 병치레를 거의 하지 않았다.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는 습관은 꽤 현대인에게 중요한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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