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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피의자가 국가대표’ 황의조, 피해자 정보까지 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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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황의조가 하프 타임 때 몸을 푼 뒤 벤치로 향하고 있다. 연...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황의조가 하프 타임 때 몸을 푼 뒤 벤치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축구선수 황의조(31)씨 쪽이 피해자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해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오전 황씨를 법률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환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황씨의 불법촬영 혐의를 부인했다. 전날 피해자 쪽이 “동영상 촬영을 동의한 바 없고 아는 경우 싫다고 밝혔다”고 밝힌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황씨 쪽은 “(피해자는) 황씨가 어떠한 동의도 없이 불법촬영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관계 시 촬영에 사용한 영상장치는 황씨가 사용하던 일반 휴대폰이었으며, 굳이 숨길 필요도 없이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촬영했고, 이 여성도 분명히 이를 인지하고 관계에 응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볼 수 있는 곳에 둔 휴대폰으로 영상을 촬영했기 때문에 피해자가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앞서 피해자쪽은 21일 입장문을 내어 촬영에 대해 합의한 바 없고, 촬영 사실을 알게 됐을 땐 ‘싫다’, ‘지워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쪽은 “피해자는 당초 황씨가 촬영하는 경우 이에 동의한 바가 없었다”며 “황씨가 이를 동의받았다고 임의로 생각할 만한 상황도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황씨 쪽은 피해자의 요구로 영상을 삭제했던 사실과 피해자에게 유포자에 대한 고소를 종용한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피해자를 법률 대리하는 이은의 변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황씨는 사실상 이번 입장문을 통해 ‘셀프 유죄 인정’을 한 것”이라며 “동의 없이 촬영했으며, 교제 중에 피해자가 삭제를 요청했음에도 영상을 갖고 있다가 유출된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씨 쪽은 입장문에서 여러 차례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을 만한 ‘2차 가해성’ 정보를 썼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황씨 쪽의 입장문은 유죄 인정 자료와 양형 사유 가중 사유 근거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씨가 전날 저녁 중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축구 경기에 출전한 것에 대해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황의조가 계속 나온다면 안 본다”, “성범죄 피의자를 출전시키는 게 말이 되나”, “피의자가 국가대표 해도 되나요” 등 비판이 쏟아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논란이 있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이 나오기 전까지는 진행 중인 사안일 뿐이다. 당장 문제가 있다, 죄가 있다고 할 순 없다”고 황씨를 감쌌다.

황씨의 국가대표 경기 출전에 대해 이은의 변호사는 “불법촬영 가해자가 포장하고 싶었던 말을 그의 지도자, 관리 감독자가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 땅의 피해자들에게 ‘사생활 논란’으로 치부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뼈아픈 현실이다.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6월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여성 ㄱ씨는 황씨가 ‘여러 여성과 애인 관계인 것처럼 행동하고 성관계를 맺은 뒤 관계 정립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가스라이팅했다’고 주장하며,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유포했다. 서울경찰청은 상대방 동의 없이 여성들을 불법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의 피의자로 황씨를 지난 18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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