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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임실 치즈공장·치즈토굴 만든 신부님…그 역사를 카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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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창고가 카페로 변신한 ‘임실창고1964’ 출입구 모습. 박임근 기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빵 냄새와 커피 향이 솔솔 풍겼다. 흥겨운 크리스마스캐럴이 흘러나왔다. 10여명의 손님이...

양곡창고가 카페로 변신한 ‘임실창고1964’ 출입구 모습. 박임근 기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빵 냄새와 커피 향이 솔솔 풍겼다. 흥겨운 크리스마스캐럴이 흘러나왔다. 10여명의 손님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난 10일 오전 전북 임실군 임실읍 성가리에 위치한 카페 ‘임실창고1964’를 찾았다. 주민 김경희(39)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시간이 남을 때 이곳에 차를 마시러 온다”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주민 최지현(38)씨도 “임실창고1964에선 차도 마실 수 있고 빵 굽는 체험장 등 문화복합공간이 있어서 좋다. 지역 명소가 돼 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양곡 창고(왼쪽)가 카페(오른쪽)로 바뀌었다. 임실군 제공

지난달 24일 문을 연 임실창고1964는 전북 임실군이 491.9㎡(149평) 규모의 양곡 창고를 카페로 새롭게 고친 곳이다. 2019년 전북형 농촌 재생 프로젝트 사업에 공모해 선정된 뒤 사업비 25억원을 들여 만든 공간이다. 군은 임실에 치즈 공장을 처음 세운 고 지정환(1931~2019) 신부의 치즈 역사를 토대로 빵을 파는 카페를 열었다고 한다. ‘1964’는 가난한 농민들을 도우려고 치즈를 생산했던 지 신부가 전북 임실에 온 첫해를 뜻한다.

임실삼삼오오 청춘햇살협동조합이 임실창고1964를 운영하고 있다. 임실삼삼오오 청춘햇살협동조합은 지역소멸에 맞서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2020년 10월에 꾸려졌다. 정유진(44) 임실삼삼오오 청춘햇살협동조합 이사장은 “청년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도록 지역에서 뭔가를 해보자며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공동체를 결성했다”며 “협동조합의 핵심 가치는 지역의 인물·자원을 활용해 치즈·고추·블루베리 등 지역 농산물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루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오전 ‘임실창고1964’ 카페에서 주민들이 차를 마시고 있다. 박임근 기자

임실창고1964의 전략 상품은 토굴빵과 고다치즈라테이다. 토굴빵은 고 지정환 신부가 냉장고가 부족하던 시절에 치즈를 저장하기 위해 토굴을 사용했는데, 이를 본떠서 만든 것이다. 가운데 부분이 비어 있는 빵을 찢어 먹는 맛이 쏠쏠하다. 고다치즈라테는 순하고 부드러운 임실 치즈 특유의 맛을 커피와 어우러지도록 개발한 것이다.

‘임실창고1964’의 전략 상품인 토굴빵 모습. 박임근 기자

임실창고1964의 바리스타 5명, 제빵사 2명 등 직원 7명이 모두 임실 주민이다. 바리스타 박도열(25)씨는 “이곳이 안 생겼다면 타지로 나가서 일을 했을 것이다. 고향에서 일을 할 수 있어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임실창고1964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쓰인다. 농특산물 판매 장터와 벼룩시장이 열리고 커피체험교육 강좌도 열린다. 오는 25일에는 팝페라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정 이사장은 “운영 마진을 줄여서라도 지역민을 많이 채용할 계획”이라며 “이곳이 지역민과 외부인이 자주 찾는 임실의 명소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했다.

카페 ‘임실창고1964’ 내부 모습. 박임근 기자

지난 10일 오전 ‘임실창고1964’ 카페에서 손님들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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