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대 감고 금메달’ 안세영 “할 일 했다, MVP는 상관없어”

안세영(21·삼성생명)의 긍정 에너지는 어디까지일까.

안세영은 7일 중국 빈장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천위페이를 2-1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뒤 절뚝이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났다. 예상보다도 부상 정도가 심한 듯 보였다.

인터뷰를 위해 가까스로 멈춰 선 안세영은 “무릎 쪽이 많이 아팠다”라며 “다행히 걸을 정도는 됐다”고 했다. 그는 “제게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으로 꿋꿋하게 버텼다”라며 “아무 생각 없이 1점만 생각했다. 정신만 바짝 차리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관중석에 있던 안세영의 어머니 이현희씨는 절뚝이며 경기에 임하는 딸을 보며 “그만해. 기권해도 돼”라고 외쳤다. 나중에는 거의 경기를 관람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했다고 한다. 부모의 마음이다. 다만 안세영은 “(엄마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라며 “(들었더라도) 계속 뛰었을 것”이라고 했다.

안세영은 파리올림픽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안세영은 “앞으로 파리올림픽 출전이 제 목표”라며 “저는 늘 그랜드슬램이 목표였다. 그 목표까지 열심히 한 번 달려보겠다”고 했다. 2024 파리올림픽은 내년 7월 열린다. 지난 8월 안세영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정상에도 올랐다. 파리올림픽은 그랜드슬램을 위해 남은 가장 중요한 고비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부터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를 뽑는다. 하지만 기자단 투표 마감 시간이 저녁 6시(현지시각)로, 안세영이 금메달을 확정한 밤 10시께보다 다소 이른 시간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안세영은 다소 황당해했지만, “2관왕을 했다. 제 위치에서 할 일을 했기 때문에 엠브이피가 되든 안 되든 상관없다”고 했다.

항저우/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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