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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이디어엔 주인 없다”…‘도용 논란’에 기름 붓는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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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파이브의 ‘내 트리를 꾸며줘’ 웹서비스(오른쪽)와 거의 흡사한 언박서즈의 ‘데코마이트리’ 서비스 화면 갈무리. 산타파이브 제공 크리스마스 시즌 ‘익명 편지’ 서비스로 인기를 끌...

산타파이브의 ‘내 트리를 꾸며줘’ 웹서비스(오른쪽)와 거의 흡사한 언박서즈의 ‘데코마이트리’ 서비스 화면 갈무리. 산타파이브 제공

크리스마스 시즌 ‘익명 편지’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내 트리를 꾸며줘’를 다른 국내 스타트업이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당 스타트업 쪽이 “아이디어에는 주인이 없다”는 해명을 내놨다.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 쪽은 “아이디어 문제가 아니라 표현 방식의 유사성이 심각한데 교묘히 회피한다”고 반박했다.

21일 개발자 소셜 플랫폼 ‘디스콰이엇’을 보면, ‘내 트리를 꾸며줘’를 고스란히 베낀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업체 언박서즈 대표는 “크리스마스에 수많은 익명편지 서비스가 있을 정도로 이는 누구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수준의 아이디어”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3년 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내 트리를 꾸며줘’ 외에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진저호텔, 자라나라 트리, 눈사람, 롤링페이퍼 등 여러 서비스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각자의 견해가 있겠지만, 유사하거나 동일한 아이디어로 사업을 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며 아이디어에 주인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은 ‘표현’뿐이고, ‘아이디어’는 보호될 수 없다는 원칙을 고려한 답변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내 트리를 꾸며줘’를 서비스한 프로젝트팀 산타파이브 쪽은 “아이디어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라 해당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유사한 정도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으나, 이를 교묘하게 회피하는 글에 당혹스럽다”며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스콰이엇에 올린 글에도 업계 관계자가 “핵심 아이디어를 따라해서 발생한게 아니라, 서비스를 복붙(복사-붙여넣기) 수준으로 카피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달 들어 산타파이브는 언박서즈가 자신들의 서비스를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내 트리를 꾸며줘’는 산타파이브가 2021년 11월 개시한 ‘온라인판 롤링페이퍼’ 서비스다. 가입자가 자신의 트리를 만들면 지인들이 편지를 써 트리를 장식한다. 크리스마스 당일이 돼야 편지를 열람할 수 있는 방식이라 공개 직후부터 인기를 끌었다.

언박서즈는 ‘내 트리를 꾸며줘’와 유사한 서비스 ‘데코마이트리’를 지난 5일 개시했다. 서비스 이름은 물론 콘셉트와 디자인 등이 ‘내 트리를 꾸며줘’와 유사하다. 산타파이브 쪽이 도용 관련 문제를 제기하자, 언박서즈는 해당 서비스의 국내 아이피(IP) 접속을 차단했다.

산타파이브 쪽은 언박서즈가 서비스 도용 전인 지난달 15일 광고주인 것처럼 자신들에게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산타파이브는 언박서즈와 광고 계약을 체결하면서 광고 단가 및 클릭률 등 자사 서비스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산타파이브는 언박서즈가 유사 서비스를 준비하던 과정에서 이 정보를 참고해 서비스를 출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언박서즈 대표는 이날 올린 글에서 “어차피 광고 BM(수익 모델)이 없어서 저희 사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하나도 없다”며 “정보 다 빼갔으면 굳이 계약을 진행할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고 의혹을 반박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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