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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집단 진료거부 설문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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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한 관계자가 총파업 투표 예정인 내용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반대하며 전 회원을 대상으로 찬성 ...

11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한 관계자가 총파업 투표 예정인 내용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반대하며 전 회원을 대상으로 찬성 여부를 묻는 투표를 한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집단 진료 거부 찬반을 묻는 투표를 전체 회원 대상으로 벌이는 가운데, 투표 안내문과 문항에서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일방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등 사실상 찬성 쪽으로 답을 몰아가는 투표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협은 투표 결과가 나온 뒤 당장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어,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협이 11∼17일까지 진행 중인 ‘일방적 의대 정원 증원 저지 총파업 관련 전 회원 대상 설문조사’ 문항을 12일 보면, 의협은 ‘현재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수요 조사를 실시해 2025학년도 2847명, 2030학년도 3953명에 육박하는 의대 증원 여력이 있음을 밝힌 가운데, 정부가 계속해서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강행했을 때 의료계가 총파업을 진행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앞서 정부는 전국 의대에 증원 가능 규모를 묻고 그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는데, 이를 ‘일방적’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의협은 또 투표 안내문에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의협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 계획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총파업을 포함한 강력한 투쟁 기조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도 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압도적 찬성’을 위해 의협이 사실상 방향을 정해두고 설문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의협 회원은 “설문조사는 질문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응답 비율이 바뀔 수 있는데, 이 설문조사는 총파업 찬성 쪽에 힘을 실어달라는 의도를 명백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협 회원도 “의협 지도부가 높은 찬성 비율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이는 명분을 쌓는 동시에 정부를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협 회원 대부분은 개원의인데, 이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대체로 부정적이어서 집단진료 거부 찬성 의견이 우세한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0월 서울시의사회가 회원 797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76.8%(6125명)가 의대 정원 확대 자체에 반대했다.

다만 의협은 투표 결과 찬성이 우세하더라도 당장 파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며 투표 결과도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투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했을 때 행동에 들어갈 수 있도록 대비하는 차원”이라며 “투표 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투표 마지막 날인 오는 1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열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가 11일부터 17일까지 시행 중인 총파업 관련 설문조사. 독자 제공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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