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씨(SPC) 그룹 자회사인 피비(PB)파트너스의 파리바게뜨 제빵사 노조탈퇴 종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황재복 에스피씨 대표이사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에스피씨 그룹 다른 계열사에서도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며 검찰 수사가 계열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임삼빈)는 2021년 3~6월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제과·제빵 인력을 관리하는 자회사 피비파트너즈 임직원들이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한국노총에 가입하라고 종용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에스피씨 본사와 허영인 그룹 회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이런 ‘노조 파괴 행위’에 에스피씨 본사나 그룹차원의 개입이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황재복 대표이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으로부터 황재복 대표이사 등 임직원 28명을 기소의견으로 송치받은 검찰은 수사 범위 등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성남지청 송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허영인 그룹 회장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으며, 조사 대상도 최소 30여명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검찰은 최근 한국노총 소속 전아무개 피비파트너즈 노조위원장을 불러 조사를 하는 등 노조 탈퇴 종용 과정에서 사쪽과 한국노총 사이의 공모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검찰은 전 위원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쪽과 나눈 대화녹음 등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피씨 다른 계열사의 부당노동행위로까지 사건이 확대되는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노총 쪽에서는 피비파트너즈 뿐만 아니라 비알코리아(던킨도너츠)와 에스피엘(SPL, 제빵공장)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사한 노조 파괴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은 비알코리아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조합원 사이에 승진차별이 있었다고 보고 법인과 관리자를 지난해 1월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은 현재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수사 중이다. 안양지청 역시 최근 노동조합 쪽에 수사 참고 자료 등을 요청하며 다시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에스피씨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상황이라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수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관실(부장 김형주)은 이날 오전 뇌물공여 혐의로 에스피씨 그룹 본사에 위치한 황 대표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황 대표와 허 회장 등은 총수 일가의 증여세를 아끼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거래한 혐의(배임)로 지난해 말 재판에 넘겨졌는데, 검찰은 당시 수사 정보를 얻기 위해 검찰수사관에게 뇌물을 건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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