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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징어게임’ 탄생시킨 영화미술 배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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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션 디자인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단편영화 제작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파파 제공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케이(K)-영화·드라마가 세계적인 각광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프로덕션 디자인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단편영화 제작 현장에 참여하고 있다. 파파 제공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케이(K)-영화·드라마가 세계적인 각광을 받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영역이 있다. 바로 영화미술이다.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작업한 류성희 영화미술 감독이 칸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이제 일반인들에게도 ‘미술감독’이라는 직업이 낯설지 않게 됐다. 영화미술 감독은 영화에서 보이는 모든 시각적인 면을 디자인하고 그것을 실제 촬영할 수 있도록 준비해 촬영까지 완료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직업이다. 전문적인 용어로 ‘프로덕션디자인’이라고 한다.

K-콘텐츠의 세계화에 따라 영화미술 또는 프로덕션디자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미술을 가르치는 곳에서는 영화를 가르치지 않고, 영화를 가르치는 곳에서는 미술을 특화해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영화미술감독조합이 한겨레 영화아카데미와 손잡고 ‘파티 프로덕션디자인 아카데미-PaPA’(파파)를 운영하기로 했다. 한국영화미술감독조합은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미술감독 60여명으로 구성된 모임으로, 프로덕션디자인만을 특화해 가르치는 교육기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이곳이 유일하다.

파파의 구상부터 교과목 개설까지 책임을 맡은 황인준 미술감독은 홍익대 미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중앙대 영화제작과 석사 과정을 밟은 뒤 25년 이상 현장에서 활약해온 베테랑 감독이다. 대표작으로는 ‘유령’ ‘라디오 스타’ ‘해운대’ ‘의형제’ 등이 있으며 영화미술 교육을 위해 책 ‘영화미술과 프로덕션디자인’(아모르문디)을 펴내기도 했다. 황인준 감독은 “원래 영화미술 분야는 교육 기관이 드물어서 현장에서 무급으로 일을 하면서 배워나가는 식이었는데, 이제는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불법이 되면서 한국영화미술감독조합에서 교육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즉, 변화된 산업 환경으로 인해 제대로 교육을 받은 뒤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 한국영화미술감독조합이 교육 기관을 설립하게 된 배경이다.

프로덕션 디자인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 파파 제공

파파의 커리큘럼은 영화미술의 이론과 실기를 두루 익혀 바로 현장에 투입될 실력을 갖추도록 구성됐다. 수업은 1년 2학기제로 봄과 가을 학기에 12∼14주씩 진행한다. 1학기에는 영화개론과 프로덕션디자인 이론, 콘셉트 디자인, 소품 디자인, 색채 디자인, 공간 디자인 등을 배우고, 2학기에는 의상 디자인, 분장 디자인, 특수분장, 촬영·조명·버추어 프로덕션, 특수영상과 시각효과(VFX) 등을 배운다. 강사진은 현장 미술감독과 아트디렉터들이 맡는다.

1학기에는 개별적인 멘토링이, 2학기에는 포트폴리오 멘토링이 진행된다. 여름방학에는 실전에 뛰어든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와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영화과, 한겨레 영화아카데미 등에서 진행하는 단편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되며 소정의 인건비도 지급받는다. 실력이 좋으면 한국영화미술감독 조합원이 미술감독으로 있는 팀에 인턴으로 근무할 수도 있다. 역시 인건비를 지급받는다. 특히 졸업 전시회에 미술감독조합 소속 미술감독들을 초대해 교육생들의 일자리로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 수강생들은 보통 미술대학 출신이면서 영화 일에 관심이 있거나, 영화를 전공한 사람들이 많다. 2022년부터 2년간 1·2기 졸업생 23명을 배출해온 이 교육 과정은 이번에 한겨레 영화아카데미와 손을 잡음으로써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 한겨레 영화아카데미는 “1998년부터 오랜 전통 속에 수많은 현장 영화인을 배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파파가 교육과정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나아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영상 분야 수강생과의 연계, 협업을 통해 영화인 양성기관으로서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발전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두 기관의 협업으로 파주에서 진행하던 교육 과정을 서울 신촌 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 진행하고, 등록금도 합리적으로 책정해 교육생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교육 프로그램의 장점은 이론과 실기를 동시에 교육한다는 점과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성실하고 능력 있는 학생은 바로 상업 영화나 드라마 현장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교육 취지가 현장에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는 게 목표인 만큼 취업률은 90% 이상으로 졸업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현재 류성희 미술감독팀에 들어가 일을 하고 있는 1기 졸업생 김수민씨는 “여름방학 때 중앙대 영상대학원과 함께 진행한 단편영화 작업과 대전에서 촬영한 상업 장편영화 인턴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시나리오를 읽고 회의를 한 뒤 공간과 소품 리서치를 하고 제작을 하며 크랭크인부터 크랭크업까지 배운 것을 실제로 현장에서 경험한다는 게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덕션디자인의 활용도와 미래 시장 전망도 밝다. 황인준 감독은 “한국 영화 제작 편수가 줄기는 했지만 오티티(OTT) 등 콘텐츠 플랫폼 발달로 프로덕션디자인 수요는 증가할 것이며, 영화·드라마뿐만 아니라 디지털 가상현실이나 쇼 무대나 인테리어 디자인 등으로의 확장성도 커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유망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시아에서 유일한 프로덕션디자인 교육기관이기에 홍콩, 중국 학생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 기관이 한국 영화·드라마 미술의 허브가 되어 아시아 최고 프로덕션디자인 전문 아카데미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3기 교육생 모집 기간은 내년 1월31일까지이며, 입학은 한겨레 영화아카데미 누리집(cine.hanter21.co.kr) 또는 입학안내(vo.la/CTaUq)을 참고하면 되고, 입학 문의는 이메일(papapda@pati.kr) 또는 한겨레교육 고객센터(02-3279-0900)로 하면 된다.

김아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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