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벌 청소’ 시켜도 되나요?…생활지도 매뉴얼 보니

교사의 생활지도 범위와 방식을 정한 ‘학생생활지도 고시’가 지난 1일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당한 생활지도 행위와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는 행위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반응이 많다. 이에 교육부는 27일 지시, 제지, 분리, 훈계 등 생활지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 고시 해설서’를 내놨다. 해설서가 안내하는 생활지도의 방법과 범위를 문답으로 정리했다.

—물리적 제지는 언제 가능한가?

학생이 법령·학칙에 어긋난 행위를 한 경우,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칠 위험이 있는 경우, 재산에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긴급한 경우에 교사는 학생을 물리적으로 제지할 수 있다. 자해, 학교폭력, 안전사고, 교육활동 침해, 특수교육대상자의 문제행동 등의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물리적 제지엔 길을 가로막는 것 같은 소극적 행위와 학생의 신체를 붙잡는 적극적 행위가 포함된다. 물리적 제지가 이뤄지면 교사는 학교장에게, 학교장은 보호자에게 이를 신속하게 알려야 한다. 교육부는 “긴급한 상황에서 학교 구성원의 위해를 줄이기 위함이므로 체벌과 다르며 체벌은 엄격히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벌 청소를 시키는 것은 훈계라고 볼 수 있나?’

징벌 목적의 청소는 정당한 훈계가 아니다. 예를 들어 지각한 학생에게 교무실 청소를 시키거나 숙제를 하지 않은 학생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키는 것 모두 훈계에 해당되지 않는다. 친구의 음료수를 바닥에 쏟거나 학교 벽에 낙서를 한 것처럼 학생 자신의 행위와 직접 관련돼 청소가 필요한 경우에는 청소를 시킬 수 있다.

—교실 밖으로 분리된 학생, 어디서 어떻게 지도할까?

교사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 밖으로 분리조치할 경우, 분리 장소와 시간, 학습 지원 방법 등은 학교장이 학칙으로 정한다. 분리 조치를 할 때 학생 혼자 특정 공간에 방치된 상태여서는 안 된다. 분리 지도가 이뤄질 공간을 정할 때는 교실 바닥과 벽 부착물의 안전 상태, 출입문 레일 및 손 끼임 방지시설, 창호 유리 안전 상태, 추락 방지 보호시설 여부, 위험한 물품·교구의 유무 등, 지도 인력의 학생 안전관리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학생 소지품 검사는 아무때나 가능할까?

학생이 자신이나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줄 우려가 있는 물품을 소지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한 예로, 쉬는 시간에 여러명의 학생이 화장실에서 머물렀는데 연기가 나는 등 흡연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면, 흡연 정황이 신고된 객관적인 사실이 있기 때문에 소지품 조사가 가능하다.

—반성문 쓰기 시켜도 되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반성문 작성’이 학생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에 훈계 목적의 반성문 쓰기가 필요한 상홍이라면, 반성문 대신 행동 성찰문 쓰기를 시킬 수 있다고 안내했다. 또 반성문은 학생이 외부의 판단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도록 강제하는 성격이라면, 행동 성찰문은 자신의 행동과 타인의 기분을 돌아보기 위한 시간과 기회를 갖고 개선점을 찾도록 돕는 글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업이 촬영되거나 녹취됐다면?

학부모나 제3자가 교사의 동의 없이 녹음기, 스마트폰 어플 등을 활용해 수업 내용을 녹음하거나 실시간으로 청취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며,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고발될 수 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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