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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에 온 인권위원장 “씻을 권리, 사람답게 살 권리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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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3시께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과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 쪽방 건물에 마련된 공용화장실을 찾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박지영 기자...

27일 오후 3시께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과 박진 인권위 사무총장이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 쪽방 건물에 마련된 공용화장실을 찾아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박지영 기자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화장실·샤워실 등이 열악한 서울역 쪽방촌 일대를 찾아 “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엔 씻을 권리도 포함되고, 그것도 존엄성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권리”라고 말했다.

27일 오후 2시 송 위원장은 박진 사무총장 등 인권위 임직원 5명과 함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역쪽방상담소와 동자동사랑방 등 서울역 쪽방촌 일대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인권위는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과 폭염 등 기후재난 상황 속에서 쪽방촌 거주민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 건강, 안전 등의 기본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서울역쪽방상담소는 8월31일 기준 서울역 인근 쪽방 건물 수는 모두 64개, 쪽방 수는 1244개로 모두 920여명의 쪽방 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서울역 쪽방촌 주민들은 그동안 모은 성금으로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었다. 동자동사랑방에서 송 위원장을 만난 쪽방촌 주민 차재설(65)씨는 “지금까지 기업들의 후원만으로 명절 행사를 하고, 이를 언론에서 보도하니 마치 우리 주민들이 ‘낙오자’로 여겨지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주민들 힘으로 함께 명절을 잘 지내보자’ 싶은 생각에 어버이날과 추석엔 꼭 적은 금액이라도 모아서 행사 준비를 한다”고 했다.

송 위원장과 박진 사무총장 등 인권위 관계자들은 이날 화장실과 샤워실이 열악한 쪽방촌 건물과 여인숙, 공용세면장을 찾기도 했다. 해당 건물은 같은 층 10가구가 2평 남짓한 화장실을 함께 쓰는 건물로, 세면장에는 작은 세숫대야 2개가 놓여 있었다. 서울역쪽방상담소 관계자는 “보통 25∼33만원 정도 내고 사는 쪽방에 상담소에서 온수를 설치하려고 하면 이 지역이 재개발 지역이라 건물주들이 반대해 설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월세에 난방비나 전기세, 수도세가 포함되니 아무래도 건물주 본인이 손해 본다고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씻을 공간이 열악한 쪽방촌 주거 현실을 본 송 위원장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 권리엔 씻을 권리도 포함되고 그것도 존엄성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권리”라며 “쪽방촌 주민들에 대한 사회 전체 도움 절실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다. 현실적으로 일거에 화장실, 샤워실 개선이 쉽진 않겠지만, 모두가 관심을 두고 지속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화장실·샤워실 등 시설이 열악해 쪽방촌 주민들이 씻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방문을 통해 인권위는 쪽방 주거 실태를 파악하고, 혹서기 등 재난 상황에서의 보호 대책과 주거환경 개선 관련 쟁점 및 거주자 인권보호에 대한 현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 향후 인권위 정책 방향 수립 시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27일 오후 3시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 쪽방 건물에 마련된 공용화장실. 박지영 기자

27일 오후 3시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 쪽방 건물에 마련된 공용화장실. 박지영 기자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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