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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장관 ‘양성평등정책 협의체’ 회의 주재 한 번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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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회의로 진행된 제10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정부의...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회의로 진행된 제10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정부의 성평등 정책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하기 위해 ‘양성평등정책담당관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협의체 위원장인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협의체 회의를 단 한번도 주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평등 정책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직무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가 1일 협의체 회의가 처음 열린 2019년 3월21일부터 올해 9월26일까지 총 26차례 열린 협의체 회의 자료 모두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김 장관이 취임한 지난해 5월17일 이래 모두 6차례(21차∼26차)의 협의체 회의가 개최됐으나, 이 가운데 김 장관이 주재한 회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협의체는 8개 정부부처(고용노동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국방부, 대검찰청, 경찰청) 양성평등정책담당관 등이 모여 각 부처의 성평등 정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성평등 정책 발굴 등을 협의하는 기구다.

협의체 위원장인 여가부 장관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땐 장관이 지명하는 위원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는 규정(양성평등정책담당관 협의체 운영규정)이 있으나, 김 장관은 21차 회의(지난해 6월29일)와 26차 회의(올해 9월26일) 당일 별다른 공식 일정이 없었는데도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전임 여가부 장관들도 협의체 회의 주재 횟수가 많지 않았으나, 임기 중 회의를 한 번도 주재하지 않은 장관은 김 장관이 유일하다. 진선미 전 장관은 재임기간 열린 3차례(1~3차) 회의 중 1차례, 이정옥 전 장관은 9차례(4~12차) 중 2차례, 정영애 전 장관은 8차례(13~20차) 회의 중 1차례 주재한 바 있다.

회의 참석자들은 여가부 폐지를 내건 윤석열 정권에서 회의가 다소 위축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회의 참석자는 “과거엔 각 양성평등정책담당관들이 각 부처 내에서 성평등 업무를 하면서 겪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를 논의하는 등 협의체 회의가 활기를 띠었는데, 현 정부 들어서는 새로운 성평등 정책 과제를 발굴하기도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윤석열 정부 들어서는 ‘1분기 1회 회의’라는 원칙마저도 무너져 올 2분기에는 아예 회의가 열리지도 않았다. 여가부는 “각 부처 간 안건 조율 등으로 다소 늦어진 7월31일(3분기 해당)에 2분기 회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성평등 정책의 지속성을 위해서라도 여가부 장관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국가 성평등 정책 기획·종합 사무를 맡은 여가부 장관이라면, 지속적인 성평등 정책 추진을 위해 현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제도 운용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이 제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협의체 회의를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며 “여가부 장관이 다른 부처 장관과도 긴밀하게 협의해서 성평등 전담 부서가 다른 부처에도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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