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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연 출연료, 단역의 최대 2천배…연기자 임금 실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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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법쩐’의 한 장면. SBS 유튜브 채널 갈무리 드라마의 주연과 단역의 출연료 격차는 얼마나 될까? 드라마 연기자의 출연료 격차가 최대 2000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

SBS 드라마 ‘법쩐’의 한 장면. SBS 유튜브 채널 갈무리

드라마의 주연과 단역의 출연료 격차는 얼마나 될까? 드라마 연기자의 출연료 격차가 최대 2000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의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보면, 배우 이선균이 주연으로 나온 에스비에스 드라마 ‘법쩐’의 회당 연기자 최대 출연료는 2억원, 최저 출연료는 10만원으로 주연과 단역의 출연료 차이가 2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지난 2년간 방송된 9개 드라마를 뽑아 주연과 단역의 출연료 격차를 분석했는데, 선정한 드라마 가운데 법쩐의 출연료 격차가 가장 컸다. 9개 드라마는 법쩐을 비롯해 ‘천원짜리 변호사’ ‘금수저’ ‘왜 오 수재인가’ ‘꽃선비 열애사’ ‘갯마을 차차차’ ‘스타트업’ ‘설강화’ ‘기상청 사람들’이다.

남궁민이 주연으로 나온 천원짜리 변호사도 주연과 단역간의 출연료 차이가 컸다. 회당 최대 출연료는 1억6000만원이었고, 최저 출연료는 20만원으로 800배의 차이를 보였다. 설강화는 최대 1억1000만원, 최저 15만원의 출연료를 지급했고, ‘금수저’ 역시 출연료가 최대 7000만원, 최저 10만원이었다.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 한 장면. SBS 제공

보고서는 현재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최저 출연료(최빈값)는 1회 방영 회차당 20~30만원인데, 촬영 시간을 고려했을 경우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열악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420명의 연기자(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조합원 및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 회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진행한 결과, 1회 방영 회차당 평균 촬영 일수는 2.63일, 1일 촬영일에 소요되는 연기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대기시간 3.88시간을 포함하여 9.99시간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해외의 경우 실제 촬영일수나 시간을 기준으로 출연료가 책정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며칠의 촬영에 임했는가와 상관없이 방영 회차에 따라 책정되기 때문에 실제 연기를 위해 투여된 노동력과 시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연기자 출연료가 ‘통계약’(촬영회차와 상관없이 작품 전체 단위로 포괄적 계약) 관행으로 이뤄지고 있어 출연료가 낮은 단역 배우들은 지방 출장비·의상비 같은 경비를 제하고 나면 실제 수령하게 되는 시간당 출연료는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거나 마이너스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의원은 “출연료 하한선의 설정을 통해 연기자들에게 최소한의 기준과 보상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상향 평준화를 도모해야 한다. 열악한 출연료로 생계를 위협받는 단역 연기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①회당으로 출연료를 계약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촬영일수에 기반한 최저출연료를 규정②고용기간에 따라 차등적인 최저출연료를 설계해 격차 해소 ③촬영시간 및 촬영일 산정에 포함돼야 할 연기준비·대기시간들을 세밀하게 규정, 초과근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 마련 등의 출연료 제도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이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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