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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스토킹, 실제 불안했든 아니든…그럴 만하면 범죄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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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집 앞에서 기다리거나 현관문을 발로 차는 등 비교적 경미한 행동이라도, 객관적·일반적 관점에서 피해자가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낄 만한 행동이라면 ‘스토킹 범죄’에 ...

게티이미지뱅크

집 앞에서 기다리거나 현관문을 발로 차는 등 비교적 경미한 행동이라도, 객관적·일반적 관점에서 피해자가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낄 만한 행동이라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피해자가 실제 공포심을 느꼈는지보다 해당 행위가 일반적 관점에서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인지를 따져 스토킹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ㄱ씨에게 징역 10개월과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ㄱ씨는 2022년 10월15일~11월18일까지 한 달여 동안 총 6번 이혼한 전 부인의 집에 찾아가 전 부인과 자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거나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쳐 공포심을 일으킨 혐의를 받았다. ㄱ씨는 2009년 결혼하여 4명의 자녀를 두었으나 자신의 가정폭력 등으로 2017년 이혼했다. 2021년 3월에는 전 부인을 성폭행해 전 부인이 ㄱ씨를 상대로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하기도 했다.

ㄱ씨 쪽은 스토킹범죄는 ‘개별적인 스토킹 행위’가 피해자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켜야 성립되는데, ㄱ씨는 기소된 6가지 행동 중 4가지(전 부인과 자녀들을 기다리거나, 현관문을 발로 차거나, 자녀들만 있을 때 문을 열어달라고 해 집 안으로 들어감)는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행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나머지 2가지 행동(현관문을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거나, 집 앞마당에 누움)에 대해서는 스스로 스토킹 행위가 맞는다고 인정했다.

1·2심은 ㄱ씨의 6가지 행동이 모두 실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켰을 것이라며 실형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2심은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면, 상대방이 실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꼈는지와 관계없이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반드시 상대방이 실제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느껴야만 스토킹 범죄가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최초로 판시했다”라며 판결 의의를 전했다.

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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