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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대교, 결국 철새 서식지 뚫나…부산시-환경단체 입장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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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 겨울 철새들의 모습.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낙동강하구 철새 핵심 서식처를 가로지르는 대저대교 도로건설공사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두고 환경단체와 부산시가 이견을 좁히지 못...

낙동강 하구 겨울 철새들의 모습.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낙동강하구 철새 핵심 서식처를 가로지르는 대저대교 도로건설공사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두고 환경단체와 부산시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도로망 구축 실익, 경제적 타당성”을 이유로 건설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환경단체는 “철새 서식처 파괴 등 환경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26일 습지와새들의친구와 부산시 등의 말을 들어보면, 지난 23일 낙동강유역환경청 3층 대회의실에서 ‘대저대교 관련 관계자 간담회’가 열렸다. 환경단체가 철새 핵심 서식처를 관통하는 대저대교 노선을 거세게 반대하자, 환경영향평가를 심의하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간담회에는 환경단체와 부산시 관계자 등 16명이 참석했다.

부산시는 도로망 구축 실익, 경제적 타당성, 주민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기존 노선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권 시 경제부시장은 “낙동강하구 개발과 보전의 가치가 공존하는 균형 잡힌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저대교 건설사업도 서식지 조성 및 관리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대저대교 노선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박중록 습지와새들의친구 운영위원장은 “부산시는 환경단체와 함께 최적 노선을 도출한다는 약속을 깨고 결국 사업을 기존 노선대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협약을 무시하는 것이기에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부산시는 철새 서식처를 관통해 강서구 식만동과 사상구 삼락동을 잇는 길이 8.24㎞의 왕복 4차로 대저대교의 환경영향평가를 환경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2019년 생태계 부문 조사가 거짓·부실로 진행됐다는 사실이 경찰 수사로 밝혀졌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020년 6월 시의 환경영향평가를 반려했다. 시는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단체와 3자 협약을 맺어 대안 노선을 찾기로 했다.

2021년 철새 서식처를 우회하는 대저대교 대안 노선 4개가 마련됐지만, 부산시는 서부산권 차량정체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한 뒤 지난 1월 대안 노선 4개를 모두 폐기하고 기존 노선으로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했다.

이어 부산시는 지난 9월 다리 높이를 다소 낮추고, 생태습지 등지에 새로운 먹이터를 조성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냈다. 환경단체는 “시가 환경 훼손, 자연 생태계의 현저한 변화, 생태적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은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관련 법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다. 감사원 감사 청구와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반발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전문기관 등 의견을 종합 검토해 환경영향평가 심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올해 말 본안 심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이르면 내년 중순 대저대교 착공에 들어가 2029년 개통할 계획이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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