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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3배 크기’에 난민 몰아넣기…이스라엘 ‘남벌’ 초읽기에 떠는 가자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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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흐 국경검문소 인근에 인도주의적 구호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지난 26일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잇는 라파흐 국경검문소 인근에 인도주의적 구호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불안한 휴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전투 중지 기간이 끝나는 대로 가자지구 ‘남벌’을 위한 지상전을 시작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남부 마와시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군의 독촉 속에서 피 말리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8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서 “가자지구 북부의 두군데 이스라엘 부대 인접 지역 세곳에서 폭발물이 터져 (양쪽이 합의한) 전투 중지의 틀을 (하마스가) 위반했다”고 밝혔다. 전투 중지 기간이 총 엿새로 연장된 가운데 일촉즉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예정된 전투 중지 시간이 끝나면, 즉시 가자지구 남부를 향해 다시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스라엘군은 실제 전투 중지 기간을 활용해 가자지구를 남북으로 잇는 주요 간선도로인 살라딘(살라훗딘) 도로와 만나는 동서 방향의 대규모 군사 도로를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28일 가자지구를 찍은 위성 사진을 분석해 “전차 이동과 물자 수송을 위해 길이 8㎞, 너비 20m짜리 군사용 동서 횡단 도로가 만들어진 것으로 관측된다”며 “이 도로를 등지고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로 진군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루 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휴전이)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는 전투로 복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애초 북부에 있는 가자시티를 하마스의 최대 거점으로 보고, 주민들을 남부로 강제 피난시키면서 이미 170여만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동서 횡단도로를 만들어 이들이 북부로 되돌아갈 길을 차단한 가운데, 남부 최대 도시 칸유니스를 하마스의 또 다른 거점으로 지목하며 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그에 앞서 주민들에게 남부 해안가 작은 마을 마와시로 대피하라는 전단을 살포하고 있다. 마와시는 최대 너비 2.5㎞, 길이 4㎞의 지역으로 서울 여의도의 3배 남짓한 장소이다. 줄리엣 투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대변인은 마와시는 “모래 언덕과 야자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병원 등 필수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100만명 넘는 난민을 몰아넣으려 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가자지구가 겨울에 들어선 가운데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남부로 확장되면, 주민들은 극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내몰리게 된다. 비비시는 “겨울비가 내린 가자지구에 이미 홍수 등으로 주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마와시에서) 적절한 조건이 제공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난민 텐트촌 등 인도주의 시설을 갖추는 건 유엔 등 국제단체 몫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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