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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시간 닭발 먹방?…알고 보니 AI 아바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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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셜네트워크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가 지난 9월 송출한 15시간 닭발 먹방 라이브 방송 영상에 인공지능 아바타가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 중국 방송...

중국 소셜네트워크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가 지난 9월 송출한 15시간 닭발 먹방 라이브 방송 영상에 인공지능 아바타가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 중국 방송 화면. 유튜브 갈무리

중국에서 최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가 인공지능(AI) 기술로 제작한 딥페이크 아바타를 활용해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에스엔에스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가 지난 9월 15시간 동안 닭발을 먹는 라이브 ‘먹방’ 영상에 사전 고지 없이 인공지능 아바타를 사용했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영상에는 첸 이루와 생김새, 목소리가 똑같아 실제와 거의 구별되지 않는 인공지능 아바타가 등장한다. 15시간 이어진 이 라이브 방송에서 진짜 첸 이루가 등장했는지, 아바타가 출연한 시간은 얼마인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중국 시청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닭발을 씹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할 쯤 영상 상단에 “송출용일 뿐 진짜 사람이 아님”이라는 안내 문구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중국 SNS 웨이보에서 활동하는 대만계 인플루언서 첸 이루가 지난 9월 송출한 15시간 닭발 먹방 라이브 방송 영상에 인공지능 아바타가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한 중국 방송 화면. 유튜브 갈무리

중국 누리꾼은 분노했다. 9만명에 가까운 첸 이루의 웨이보 구독자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난 직후 며칠 사이 7천명 넘게 줄었다. 웨이보에는 “돈벌이가 참 쉽다” “이것이 AI의 단점이다. 앞으로 AI 얼굴 바꾸기 기술이 발전하면 스타가 돈 벌기가 편해진다. 별장에 앉아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아바타한테 일을 시키면 된다” “소비자 기만이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런 인공지능 아바타를 만들어주는 업체가 여럿 등장했다. 주요 고객은 중국에서 거대 시장으로 부상한 라이브 스트리밍 업계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보는 이들은 2020년 기준 123만명에 이른다. 라이브 스트리밍 채널을 구독자도 700만명이 넘는다.

미국 기술 전문 매체 엠아이티(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AI 아바타 제작 비용도 저렴해졌다”며 “기본 아바타 제작은 8천위안(약 143만원)이고, 더 정교하고 섬세한 아바타는 2∼3배 이상 비싸진다”고 설명했다. 아바타를 만들고자 하는 인물을 담은 1분 길이의 영상만 있으면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아바타가 생성되면 정해진 각본에 맞춰 아바타의 입모양과 몸짓이 자동으로 조정된다.

중국의 인공지능 아바타 제조사가 만든 아바타를 활용한 쇼핑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 화면. 엠아이티 테크놀로지 리뷰 홈누리집 갈무리

가령 구독을 요청하는 각본에는 구독 버튼이 있는 화면 위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식으로 움직인다. 과거에는 각본은 사람이 직접 써야 했지만, 이제는 각본도 아바타 제작 업체에서 빅데이터를 돌려 만들어준다고 한다. 인플루언서가 해야 하는 일은 각본을 확인하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판매할 상품 품목과 가격 등을 직접 입력하는 일뿐이다. 고성능 아바타는 실시간 채팅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해 내놓을 수도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중국 인플루언서들은 24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심야나 새벽 시간대에 아바타를 활용한다. 아바타를 활용하는 인플루언서들이 늘면서 중국 정부는 지난달 11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인공지능 아바타의 원본이 되는 사람에게 반드시 서면으로 생체인증정보를 수집하는 데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 등이 담겼으나, 이런 아바타를 활용한 콘텐츠에 아바타가 사용됐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는 지침은 담기지 않아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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