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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북부 세르비아계 총격전…민족갈등 또다시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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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코소보 경찰과 세르비아계 무장세력간 총격전이 벌어진 코소보 북부 마을 반스카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경찰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반스카/로이터 연합뉴스 발칸반도의 코...

24일(현지시각) 코소보 경찰과 세르비아계 무장세력간 총격전이 벌어진 코소보 북부 마을 반스카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경찰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반스카/로이터 연합뉴스

발칸반도의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 밀집 지역에서 세르비아계 무장 세력과 경찰이 총격전을 벌이면서 코소보와 세르비아의 민족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전투복을 입은 무장 세력이 24일(현지시각) 코소보 북부 지역 마을 반스카에 있는 정교회 수도원에 들어가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면서 무장 세력 3명과 경찰 한명이 숨졌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 마을을 둘러싼 채 이날 밤 늦게까지 총격전을 벌였다. 코소보 내무부는 이날 밤 반스카 마을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무장 세력이 퇴각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세르비아 정교회의 코소보 교구는 반스카의 정교회 수도원이 봉쇄됐으며 수도원 안에는 세르비아에서 이곳을 찾은 순례자 집단이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알빈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세르비아가 이번 공격을 지원했다며 무장세력은 “코소보 내 전투에 투입된 조직적인 전문 전투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무장 세력이 코소보에 사는 세르비아계 주민이라며 자국이 개입됐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경찰을 살해한 것은 “합리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지만, 사태의 원인은 코소보가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신들이 우리 모두를 죽일 수는 있지만,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코소보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드러냈다.

주제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두 나라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하고 무장 세력의 항복과 수도원 내 순례자들의 억류 해제를 촉구했다.

발칸반도 지역은 1992년 초까지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구성하고 있었으나, 그해 4월 연방이 붕괴되면서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여러 나라로 뿔뿔이 나뉘었다. 코소보는 2008년 세르비아에서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두 나라의 갈등은 지난해 여름 코소보 북부 지역에 몰려 사는 세르비아계 주민의 권리 보장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면서 특히 고조됐다. 그해 7월 코소보 정부가 세르비아 정부가 발급한 자동차 번호판을 금지하는 조처를 발표하자, 이를 주권 문제로 받아들인 세르비아계 주민이 곳곳에서 항의 시위에 나섰다. 세르비아계 경찰과 판검사까지 집단 사퇴하면서 치안 공백도 빚어졌다.

지난 2월말 유럽연합의 중재로 두 나라는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으나 그 이후에도 구체적인 합의 이행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쿠르티 코소보 총리는 이날 공개된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의 중재로 시작된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지속적인 불안으로 이 지역이 “러시아와 중국의 지정학 게임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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