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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노벨평화상 옥중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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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노벨평화상이 이란의 여성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6일(...

202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 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노벨평화상이 이란의 여성 인권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각) 모하마디를 올해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그가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선 싸움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인권과 자유를 신장하기 위한 싸움”을 해왔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베리트 레이스아네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내가 이 발표를 하고 있는 지금 모하마디는 감옥에 있다”며 “그녀의 용감한 투쟁은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희생을 치르면서 이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하마디는 지금까지 이란 정권에 13번 체포되고 5번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모두 31년의 징역형을 받았다고 레이스아네르센 위원장은 덧붙였다.

위원회가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란 인권 운동가를 선정한 것은, 유엔 총회가 ‘세계 인권 선언’을 채택한 지 올해로 75년이 되고 지난해 9월 시작된 이란의 ‘히잡 시위’가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레이스아네르센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이란 도덕경찰에 체포됐다가 숨지면서 1979년 이란에 신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최대의 정치적 시위가 촉발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상은 무엇보다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이끈 이란 내 인권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히잡 시위’는 22살 여성 아미니가 히잡을 느슨하게 썼다는 이유로 이란 도덕경찰에 체포된 지 사흘 뒤인 지난해 9월16일 의문사하면서 촉발돼 전국적인 시위로 발전했다. 항의 시위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자 이란 정부는 시위 참가자를 사형에 처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왔다. 이란 매체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1월까지 반정부 시위로 최소 522명이 숨지고 2만여명이 체포된 걸로 추정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달 아미니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아미니의 아버지를 한때 억류하는 등 여전히 강경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모하마디는 지난해 11월, 2019년 11월 전국적인 시위 과정에서 이란 보안군에게 살해당한 에브라힘 케타브다르 추모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에 체포됐으며, 감옥에 있으면서도 이란 정권의 인권 탄압 실태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그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를 통해 발표한 글에서 “(이란) 정부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우리를 옥죌수록 우리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모하마디는 2003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시린 에바디가 세운 인권단체인 ‘인권 수호자 센터’ (DHRC)의 부대표를 맡는 등 이 단체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모하마디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이란 여성들의 용감함을 부각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트로셀 대변인은 “그들은 보복, 협박, 폭력, 구금에 맞서서 용기와 결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마디의 가족들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자유를 향한 이란의 투쟁에서 역사적이고 엄청난 순간”이라며 영광을 모든 이란인들, 특히 용감한 여성과 소녀들에게 돌린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 이슬람 혁명 수비대가 운영하는 뉴스 통신사인 파르스 통신은 “서방이 이란 국가 안보에 맞서 싸웠다는 이유로 모하마디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다”고 보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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