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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럽 ‘인플레 탈출’ 신호 뚜렷…한국은 3개월째 물가 반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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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방문해 주요 품목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 세계 금융시장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에서 통화긴축 완화 기대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방문해 주요 품목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

세계 금융시장의 양대 축인 미국과 유럽에서 통화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때 10% 안팎으로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떨어져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세의 지속적 둔화) 신호가 뚜렷해져서다. 8월 이후 3개월 연속 물가 상승폭이 커지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한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19일 국제금융센터 자료 등을 보면, 제이피모건 등 대부분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주기가 마무리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에선 내년 상반기 중 정책금리 인하를 점치는 곳도 있다. 구체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도이치뱅크는 내년 2분기 중 0.2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유비에스(UBS)는 내년 1분기 0.25%포인트 인하에 이어 2분기 0.2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

이는 미국 물가가 디스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고 봐서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3.2%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전달보다 상승폭이 0.5%포인트 떨어진 것이며 시장 예상치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의 기대심리를 토대로 산출하는 페드워치에서도 연준 통화정책의 전환(피봇)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한 달 전 66.9%였는데 18일부터 100%로 높아졌다. 내년 3월 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11.2%에서 28%로 상승했으며, 내년 5월에는 현행 연 5.25~5.5%인 금리가 5.00~5.25% 될 확률은 47.8%, 4.75~5%로 내려갈 확률도 12.6%로 나타났다.

유럽 20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탈출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로 전달(4.3%)보다 크게 떨어지며, 2021년 7월(2.2%) 이후 2년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비스 물가지수는 2% 올랐지만,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하락으로 에너지 부문이 1.4% 하락한 영향이 컸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9월 4.5%에서 10월 4.2%로 둔화세가 나타났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위원이자 프랑스 중앙은행 방크드프랑스의 수장인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라우 총재는 “인플레이션 하락은 통화 긴축 정책의 성과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으로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현 단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은 옳지 않다”며 긴축 종료 가능성을 내비쳤다. 영국의 금융 전문 경제연구소인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유로존의 근원물가 상승률도 내년 3월까지 2.5%로 하락하면서 내년 물가 상승률이 유럽중앙은행 전망치(3.6%)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이나 유로존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8월 이후 오히려 물가 상승폭이 커지고, 한은이 애초 내년 상반기로 잡았던 물가안정 목표치 달성 예상 시점도 내년 연말 이후로 늦춰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7일 발표한 ‘2023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 물가는 당국의 목표 수준으로 (상승률이) 꾸준히 하락할 전망”이라면서도 “국제 에너지 가격 등의 불안으로 물가 상승률 목표치에 수렴하는 것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위해 현재의 고금리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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