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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사고다발지역 교통사고처럼 구조적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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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사고다발지역에서 빈발하는 교통사고는 운전자에게 안내를 늘리고 피해 배상책임을 강화하면 줄일 수 있을까?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내비게이션이 ‘사고다발지역...

도로 사고다발지역에서 빈발하는 교통사고는 운전자에게 안내를 늘리고 피해 배상책임을 강화하면 줄일 수 있을까?

방송인 타일러 라쉬는 “그렇지 않다. 아무리 내비게이션이 ‘사고다발지역’이라고 안내를 해도 유사한 사고가 계속 일어난다”며 “구조적 문제는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쉬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미래포럼 특별 강연 ‘기후 위기-세가지 착각과 세가지 행동’에서 기후위기 문제를 교통사고와 비교해 설명했다.

라쉬는 “교통사고가 나면 대부분 제일 먼저 달려오는 곳은 보험사로, 운전자를 상대로 과실 책임을 따지는데 기후위기에 대한 접근과 비슷하다”며 “사고다발지역이 지정되는 것은 사각지대 등 도로 구조나 설계상 문제 등 구조적 요소가 있기 때문인데 근본적 접근은 없고 운전자에게만 과실 여부와 책임을 묻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후 위기를 다룬 ‘두번째 지구는 없다’는 책을 펴내는 등 기후·환경 문제에 대해 적극 발언하고 있는 라쉬는 이날 강연에서 기후위기가 과학과 기술의 문제가 아닌 정치경제적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후위기이고 현재 인류가 가장 심각하게 다뤄야 할 주제이고 이미 다양한 기술적 방안이 제시됐지만 효과가 없었다. 기후 위기는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고 기후 위기 현상을 인정하고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라쉬는 기후위기에 관한 대표적 착각 세가지를 지적했다. 첫 번째는 “다음 세대를 위해 기후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착각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를 살리자’는 표현은 1970년 미국에서 ‘지구의 날’ 지정 때 등장한 구호이고 이미 여러 세대가 지났다. 특히 ‘다음 세대’라는 단어는 기후 위기를 다음 세대에 영향을 줄뿐 나와 상관없는 문제로 취급하게 만드는 잘못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두 번째 착각은 데이터에 대한 맹신이고, 세 번째는 개인적 실천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착각이다. 복합적 기후위기 현상을 데이터로 해결할 수 없으며, 개인이 아무리 친환경적 삶을 실천해도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는 착각을 버리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세 가지 행동을 제안했다. 선거 때 기후 위기를 고려하는 투표 행위와 상품 구매 때 친환경 인증마크를 따져보는 소비 활동, 그리고 상대가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갖도록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실천이다.

구본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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