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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고에서 울려 퍼지는 평화의 노래…DMZ 오픈 국제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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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미군 부대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외형은 보존하고 내부는 전시, 공연 공간으로 꾸몄다. 누리집 갈무리 미군 부대가 사용하던 접경지역 탄약고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연주회...

경기도 파주시 미군 부대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외형은 보존하고 내부는 전시, 공연 공간으로 꾸몄다. 누리집 갈무리

미군 부대가 사용하던 접경지역 탄약고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연주회가 열린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2㎞ 지점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오는 11월6일 여는 공연 ‘탄약고의 빛과 노래’다. 11월4일부터 11일까지 8일 동안 올해 처음 여는 ‘DMZ 오픈 국제음악제’의 하나다.

캠프 그리브스는 정전 이후 50여년 동안 미 2사단 506보병대대가 주둔하다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다. 경기도는 이곳의 탄약고를 외형은 원형대로 복원하고 내부는 전시, 공연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 여는 공연 ‘화약고의 빛과 노래’엔 이번 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임미정과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채, 첼리스트 임희영, 베이스 정인호가 출연한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평화와 치유의 의미를 담아낸다. 개막 무대에 오르는 피아니스트 로만 레데리코(19)는 지난 4월 스위스에서 열린 호로비츠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명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를 기려 1995년 창설된 대회다. 원래 키이우에서 열어왔으나 전쟁이 발발하자 올해엔 제네바로 옮겨 개최했다. 개막 공연에선 음악제가 위촉한 김신 작곡 ‘치유하는 빛’도 초연한다.

호로비츠 콩쿠르 스위스 개최를 주도한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 플로리안 리임(55) 사무총장은 우리와 인연이 깊다. 제네바에 본거지를 둔 이 단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곧바로 퇴출했다. 플로리안 리임 사무총장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통영국제음악제 대표를 지냈고, 윤이상 국제 콩쿠르 출범에도 기여했다. 통영 명예시민 자격을 얻은 그는 이번 음악제에서 ‘음악과 평화’를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에 참석한다.

미군 부대가 빠진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내부를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오는 11월6일 이곳에서 ‘탄약고의 빛과 노래’ 연주회가 열린다. 누리집 갈무리

11월10일 열리는 ‘밴 클라이번 피아노 콘서트’에도 평화의 의미를 녹여낸다. 지난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우승할 당시 2위, 3위에 올랐던 러시아 피아니스트 안나 게뉴시네(32)와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드미트로 초니(30)가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1958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밴 클라이번(1934~2013)이란 인물 자체가 미소 냉전의 냉기를 녹여낸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폐막 공연은 출연진이 화려하다. 올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아시아권 남성으로는 처음 우승한 바리톤 성악가 김태한(23), 그리고 지난해 윤이상 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한재민(17)이다. 정명훈이 지휘하는 케이비에스(KBS) 교향악단이 두 젊은 음악가와 협연한다. 개폐막 공연 등 대부분의 공연은 경기도 고양 아람누리 음악당에서 진행된다.

임석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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