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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비운 어린 덕수궁 돈덕전 공식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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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덕전 전시실 내부. 대한제국 당시의 황제와 대신들의 모습을 가상 동영상으로 재현했다. 문화재청 제공 구한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재위 1907~1910)의 대관식이 열린 서...

돈덕전 전시실 내부. 대한제국 당시의 황제와 대신들의 모습을 가상 동영상으로 재현했다. 문화재청 제공

구한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재위 1907~1910)의 대관식이 열린 서양식 궁전 건축물로 국내 최초 근대식 외교 영빈관으로 쓰였던 서울 덕수궁 돈덕전이 3년여 동안의 내외부 공사를 마무리하고 26일부터 공식개관한다.

1920년대 일제가 부근 도로를 닦는데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헐어낸 지 100여년 만에 재건한 것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권점수)는 25일 오후 3시 덕수궁 돈덕전 1층 기획전시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기념식을 열었다.

이번 개관으로 지난해 11월 건축물 외관의 복원을 마치고 지난 5월 새 현판을 제막한 데 이어 6~8월 마지막 공정인 1~2층 내부 전시공간 구성과 설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재건한 돈덕전의 온전한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1층은 고종의 칭경예식 등 대한제국 당시 모습을 영상으로 담은 상설 전시실과 국제행사용 공간으로, 2층은 대한제국을 비롯한 한국 근대외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실과 회의장·공연장 전용이 가능한 아카이브자료실로 이뤄졌다.
재건된 돈덕전 뒷 모습. 지난 5월22일 현판제막식 당시 찍은 사진이다. 노형석 기자

특히 2층 전시실에서는 초대 주미공사관원 강진희(1851~1919)가 1888년 부임한 직후 미국 현지에서 연기를 뿜으며 달리는 두 대의 기차를 목격하고 그린 국내 작가 최초의 서구문물 그림인 ‘화차분별도(火車分別圖)’와 일제강점기에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를 먹으로 덧칠해 그려 넣은 서울 진관사 소장 태극기(국가보물)의 복제본을 진열했다. 2017년 터 발굴당시 출토한 타일조각들을 재현해 장식한 1층 복도바닥에서는 지하 발굴공간의 유적들도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다.
25일 취재진에 공개된 새 돈덕전 1층 내부의 복도. 건물터 발굴과정에서 확인된 지하층 기반부 유적을 보존하고 복도 일부분에 유리판을 둘러 아래쪽 지하층을 볼 수 있게 했다. 문화재청 제공

옛 돈덕전은 덕수궁의 대표적 양식 건축물로 대중들에게 유명한 석조전보다 이른 1902~1903년 지어졌다. 대한제국 고종 황제의 즉위 40주년을 경축하는 칭경예식을 하기 위한 용도였다가 그 뒤 순종의 즉위식과 제국이 열강 사이에서 중립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외교 활동이 이어졌던 역사적 현장이 됐다. 국권침탈 뒤에는 용도를 잃고 방치되었다가 1921년~1926년 철거된 것으로 전해진다.

노형석 기자 , 사진 문화재청 제공

일본 궁내청 사진자료에 보이는 구한말 돈덕전 모습. 문화재청 제공

지난해 옛 모습대로 외관이 재현된 새 돈덕전 건물의 정면 모습. 문화재청 제공

주미조선공사관에 근무했던 외교관 강진희가 1888년 미국 대륙을 달리는 증기기관차를 그린 ‘화차분별도’. 조선 화가가 서양의 근대문물을 그린 최초의 그림으로 꼽힌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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