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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전체 득점의 21%…‘막강 화력’ 황선홍호, 오늘 우즈베크와 4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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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가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

송민규가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두번째 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1994년 히로시마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다. 아시안게임 왕좌 탈환을 별렀던 당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네팔을 11-0으로 대파하고, 8강에서는 한일전 역전승을 따내는 등 승승장구해 4강에 올랐으나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졌다. 슈팅 숫자 27-4로 맹공을 퍼붓고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한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우즈베키스탄은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름하여, ‘히로시마의 악몽’이다.

다시 아시안게임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다. 한국 24살 이하(U-24) 남자 축구대표팀은 4일 저녁 9시(한국시각) 중국 항저우의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행 티켓을 다툰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은 쿠웨이트와 첫 경기 대승(9-0)을 비롯해 파죽지세다. 29년 전과 흐름에 닮은 구석이 적지 않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 주시하고 있는 이는 황선홍 감독이다.

황 감독은 1994년 대회에서 네팔전 8골 등 기록을 쓰며 득점왕(11골)에 올랐으나 우승컵을 놓쳤고, 감독이 되어 다시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지난 1일 8강전에서 5만 안방 관중의 함성을 뚫고 중국을 물리친(2-0 승) 뒤 황 감독은 ‘우즈베크전 대책’을 묻는 말에 “최고의 적은 우리 내부에 있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전에서 냉정과 열정 사이 균형을 잘 잡았다. 4강에서도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중국과의 경기 전반 홍현석이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가장 위험한 적은 우리 자신’이라는 그의 말처럼 경기 내용만 봤을 때 한국의 맞수는 잘 보이지 않는다. 황선홍호는 다섯 경기 동안 23골(1실점)을 터뜨렸고, 공격·중원·수비 가리지 않고 전 포지션에서 11명이 골 맛을 봤다. 이미 팀 득점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김학범호(19골)를 넘어 한국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8강전까지 터진 전체 106골 중 21.7%를 한국이 넣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화력이다.

득점 숫자보다 고무적인 지표는 선발 구성이다. 황 감독은 다섯 경기 전부 다른 조합으로 베스트11을 꾸렸고, 매번 균질한 경기력을 뽑아냈다. 중국전에서는 득점 1위(5골) 정우영(슈트트가르트)과 에이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엄원상(울산)을 벤치로 내리고도 두 골을 뽑아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황 감독은 “선발로 누가 나가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우리 선수 모두 누가 뛰어도 제 몫을 한다”라고 말했다.

황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이번 대회 직전까지 따라다녔던 전술적 의구심은 옅어지고 있지만, 남은 두 경기를 이기지 못하면 앞서 열거한 수치와 상찬들은 빛을 잃는다. 황 감독의 말처럼 “공격수 모두 컨디션이 좋은” 가운데 누가 앞으로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등장할지도 볼거리다. 대회 도중 뒤늦게 팀에 합류해 발 맞출 시간이 적었던 이강인이 아직 공격포인트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황선홍 감독이 지난 1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 중국과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정우영을 위시한 득점왕 레이스도 남아 있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1990년 서정원(4골·이란의 파사드 피우스와 공동 1위), 1994년 황선홍(11골), 2018년 황의조(9골)까지 세 명의 득점왕을 배출했다. 정우영과 같이 5골로 공동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마란 모하메드는 이미 팀이 탈락했고, 3골로 추격 중인 선수 중에도 일본의 우치노 코타로를 제하면 타팀에서는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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