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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 만의 환호, 0.01초의 탄식…올해 스포츠를 달군 숫자들

Summary

스포츠 드라마는 수학이 아니다. 하지만 기록없는 현대 스포츠는 존재하기 힘들다. 2023년 팬들의 감성을 자극한 스포츠 파노라마의 결정적인 장면들을 숫자를 통해 되돌아본다. 한겨레...

스포츠 드라마는 수학이 아니다. 하지만 기록없는 현대 스포츠는 존재하기 힘들다. 2023년 팬들의 감성을 자극한 스포츠 파노라마의 결정적인 장면들을 숫자를 통해 되돌아본다.

한겨레 스포츠팀

엘지 트윈스 선수들이 2023 KBO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9년 만의 우승, 62년 만의 패권

프로야구 엘지(LG) 트윈스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1위에 오르며 2023년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엘지는 염경엽 감독의 주문에 따라 ‘뛰는 야구’를 펼쳤고, 도루 166개(경기당 평균 도루 수 1.15개) 등을 앞세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케이티(KT) 위즈를 상대로 ‘한방 야구’를 선보였다. 정규리그에서는 홈런이 경기당 0.65개(전체 6위)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경기당 1.6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대포의 힘을 과시했다. 엘지는 1차전을 2-3으로 내줬지만, 2차전에서 포수 박동원의 8회 역전 투런 홈런으로 5-4로 뒤집었고, 이후 3∼5차전을 쓸어담았다.

엘지(LG) 트윈스 선수들이 2023 KBO리그 한국시리즈 우승 뒤 염경엽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연합뉴스

3차전 9회말 역전 쓰리런을 포함해 한국시리즈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린 오지환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고 구본무 엘지그룹 회장이 남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된 그는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많이 울컥한다. 한국시리즈 엔트리 30명을 기억해주길 바란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니 구광모 회장님께 드리겠다”며 롤렉스 시계를 구단에 기증했다.

대만 프로야구에서는 웨이추안 드래곤즈가 1999년 이래 24년 만에, 일본에서는 한신 타이거스가 1985년 이후 3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62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8강전 중국과 경기에서 진 뒤 응원단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남자농구 아시안게임 노메달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0개를 기록했다.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실패한 건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도하 대회 이전에도 11차례 대회에서 메달을 놓친 적은 없다. 끈덕진 맛도 없고, 조직력도 떨어지면서 기대감에 넘쳤던 팬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국의 정철원(오른쪽)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3000m 계주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항저우/연합뉴스

너무 이른 환호…0.01초 차 은메달

마지막 0.01초 사이에 메달 색이 바뀌었다. 아시안게임 남자 롤러스케이트 스피드 3000m 계주 경기 마지막 주자였던 정철원(27·안동시청)이 결승선 바로 앞에서 이긴 줄 알고 두 손을 번쩍 드는 세리머니를 하는 틈에, 대만 선수가 먼저 결승선에 발을 밀어 넣었다. 한국 대표팀은 4분05초692를 기록한 대만에 0.01초 뒤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자신과 동료의 병역특례 기회까지 날린 정철원은 누리소통망(SNS)에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수원 삼성이 2군으로 강등된 뒤 안방 관중석에서 날라온 연막탄이 그라운드 위에서 연기를 뿜고 있다. 연합뉴스

명가 수원 삼성의 2부 강등

프로축구 명가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2부리그로 강등됐다. 1995년 창단 이래 28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은 모기업 삼성전자의 막강한 지원에 힘입어 늘 리그 상위권을 다투는 명문팀이었다. 2014년 삼성스포츠단 운영 주체가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며 선수 인건비 등 지원이 점차 줄었고, 성적 또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11월 2일 강원FC와 경기를 0-0으로 비기며 자동 강등이 확정되자, 팬들이 경기장에 연막탄과 페트병을 던지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남자 핸드볼 대표팀 홀란도 프레이타스 감독.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남자핸드볼의 4강 첫 좌절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이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4강 진출에 실패했다. 1982년 뉴델리 대회에서 핸드볼이 정식종목에 채택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것도 2006년 도하 대회 4위 뒤 처음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그동안 7차례 정상에 올랐던 여자 대표팀도 일본에 10점 차로 대패하며 은메달에 그쳤다.

여자당구 김가영이 10월 열린 2023∼2024 PBA-LPBA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PBA 제공

여자당구 최강 김가영 통산 6승

여자당구 김가영(40·하나카드)이 10월 2023∼2024 PBA-LPBA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통산 6승 고지에 올랐다. LPBA 데뷔 4년 만에 스롱 피아비(33·블루원리조트)가 보유했던 최다 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가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상금 3천만원을 추가, 누적 상금 2억6640억원으로 상금 랭킹 1위 자리도 유지했다.

인터 마이애미의 리오넬 메시가 10월 프랑스 파리 시들레 극장에서 열린 2023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자녀들과 기뻐하고 있다. 파리/EPA 연합뉴스

메시, 8번째 발롱도르 수상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8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2년 전 자신이 쓴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36년 만의 월드컵 우승 선물을 안긴 공로가 평가받았다. 메시는 월드컵 프랑스와 결승전에서 혼자 2골을 몰아치기도 했다. 유럽 구단에 속하지 않은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 발로롱도르는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우승을 이끈 아이타나 본마티(25·FC바르셀로나)가 탔다.

토트넘의 손흥민이 24일(한국시각) 열린 프리미어리그 에버턴전에서 포효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득점기계 손흥민의 EPL 11호골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1)이 8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에서는 리그 11호골을 생산했다. 27일 현재 득점 랭킹 4위로 팀의 상위권 진입을 위한 동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손흥민은 앞서 4월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100골을 돌파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저축한 골을 타먹듯 경기당 높은 득점률을 자랑하는 손흥민은 이미 유럽무대 통산 200골 벽도 넘어섰다.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 AP 연합뉴스

EPL에서 최단 기간 50호골 ‘괴물’

맨체스터 시티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3)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 48경기 만에 50호골을 폭발하며 이 부문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시즌 35경기에서 36골을 넣으며 EPL 득점왕 자리를 꿰찬 홀란은 26일 현재 15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에도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신진서의 초인적인 연간 100승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승을 돌파했다. 8월 ‘바둑 올림픽’이라 불리는 응씨배 정상에 올라 정점을 찍은 그는 4년 연속 한국 랭킹 1위이며 올해 111승15패(27일 기준)의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그는 올초 농심배 최종주자로 나서 한국의 3연승을 이끈 바 있다. 팬들은 신진서가 내년 2월 예정된 농심배 최종국에서 커제 9단 등 중국 선수 4명과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을 꺾는 기적의 순간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양효진이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배구 양효진의 1500 블로킹

프로배구 여자부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은 12월16일 V리그 최초 통산 1500개 가로막기(블로킹) 기록을 세웠다. 2007∼2008시즌 데뷔 이후 17시즌 동안 통산 482경기에서 7301번 가로막기를 시도해 1509점(26일 현재)을 올렸다. 남자부의 신영석(한국전력·1193개)과 격차도 크다. 양효진은 통산 득점 부분에서도 7299점으로 남녀부 통틀어 역대 통산 정규리그 득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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