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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경복궁 낙서범 구속영장 기각…20대 모방범은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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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 문화재인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10대 피의자 임모군(왼쪽)과 2차로 낙서한 20대 설모씨의 영장실질심사가 2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사진의 ...

국가지정 문화재인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로 낙서해 훼손한 10대 피의자 임모군(왼쪽)과 2차로 낙서한 20대 설모씨의 영장실질심사가 22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사진의 왼쪽은 임군이 영장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오른쪽은 설씨가 영장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스프레이 낙서로 경복궁 담장을 훼손한 10대 남성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모방해 같은 범행을 저지른 20대 남성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임아무개(17)군에 청구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군은 지난 16일 오전 1시40분께 경복궁 영추문 등에 ‘영화 공짜’ 문구와 함께 불법 영상 공유사이트로 추정되는 문구 등을 붉은 스프레이로 낙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할 수 없는데, 비록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고 이로 인한 법익 침해가 중대한 사정은 존재하나 다른 한편으로 피의자가 만 17세의 소년으로 주거가 일정한 점, 범행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관련 증거들도 상당수 확보되어 있는 점 등을 비롯해 피의자의 심문태도, 변호인의 변소내용을 감안할 때 피의자에 대해 구속하여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년법 55조는 19세 미만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앞서 경찰 조사 결과, 임군은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는 의뢰를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임군은 낙서 대가로 수백만원을 약속받고, 착수금 명목으로 5만원씩 2차례, 총 10만원을 받았지만, 범행 후 연락이 끊겨 나머지 금액은 받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영추문 담벼락에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로 낙서가 적혀있다. 문화재청 제공, 연합뉴스

반면 첫번째 낙서 범행을 모방한 20대 피의자 설아무개씨는 이날 구속됐다. 설씨는 지난 17일 경복궁 영추문 왼쪽 담장에 길이 3m, 높이 1.8m 크기로 붉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썼다. 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설씨는 지난 18일 경찰에 자진 출석했지만,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안 죄송하다. 예술을 한 것뿐”이라는 글을 올려 공분을 사기도 했다. 설씨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만난 취재진에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면서 호송차에 올랐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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