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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과 피해 기금’ 약속 없이…한국, ‘무탄소연합’ 홍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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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9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한국 수석대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한국 정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9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한국 수석대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환경부 제공

한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개발도상국 등 기후위기 취약국을 지원하기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자금 공여 약속을 끝내 내놓지 않았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9일(현지시각) 당사국총회 고위급회의 기조연설에서 “기후재원은 파리협정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며 “앞으로도 공적 재원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재원 동원 방안을 위한 논의가 진일보할 수 있도록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전세계 탄소 배출 9위인 한국을 향해 손실과 피해 기금 출연 요구가 거세지고 있지만, 자금 출연 계획 등은 밝히지 않은 채 ‘기후재원 마련의 중요성’ 등 원론 수준의 얘기만 한 것이다.

한 장관은 대신 “한국은 올해 녹색기후기금(GCF) 3억달러(3969억원) 추가 공여를 약속하고, 적응기금 공여도 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해 ‘녹색기후기금 추가 공여’ 등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지난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국제사회에 발표했던 약속을 재탕하는 데 그친 것이다.

회의장 안팎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 스웨이츠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 국제기후재원 선임활동가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로, 지난 10년 동안 화석연료에 대해 1천억달러 이상을 공적 자금으로 지원했다”며 “한국이 이러한 배출로 인해 발생한 손실과 피해에 대처하는 국가들을 지원하는 데 앞장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협상참관단(옵서버)으로 참여한 기후단체의 한 활동가도 “손실과 피해를 다루는 여러번의 협상장에서 한국은 ‘전략적 침묵’을 지켰다”며 “침묵을 고수하는 지금의 전략으로 인해 자칫 기금 기여 결정의 타이밍을 놓친 뒤, 국제사회에서 받을 비판을 어떻게 감당할지 우려가 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또 이날 연설에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해 재생에너지 및 원전·수소와 같은 무탄소에너지(CFE)를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라며 “기후위기 취약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이 혜택을 공유하도록 한국은 전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인 ‘무탄소연합’(CFA)을 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정부의 무탄소연합 추진을 두고 ‘오히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무탄소연합 홍보에 전념한 것이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이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하는 것은 ‘재생에너지가 어렵다’는 절망의 메시지가 아니라, 어려운 여건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두바이/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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