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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식받은 것도 반쪽 아킬레스건?” 환자는 알 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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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 위키미디어 일반 환자 치료용 아킬레스건을 반으로 잘라 판매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자신이 ‘반쪽 아킬레스건’ 이식 환자인지 확인해달라는 요...

아킬레스건. 위키미디어 일반

환자 치료용 아킬레스건을 반으로 잘라 판매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자신이 ‘반쪽 아킬레스건’ 이식 환자인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반쪽 아킬레스 약 6770개가 2012년 3월~2019년 4월 전국 병원에 납품돼 6500여명의 이식 수술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선 피해 환자들이 문제 제품을 이식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는 형편이다.

건보공단은 30일 한겨레에 “최근까지 16명이 자신이 이식받은 아킬레스건이 반쪽 아킬레스건인지 확인해달라고 정보공개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이 확인해준 반쪽 아킬레스건 수술 환자는 모두 1895명인데, 정보공개를 청구한 16명은 이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보공개를 청구한 시민이 반쪽 아킬레스건을 이식받은 1895명 명단에 포함돼 있다 하더라도 현재로선 법적 근거가 없어 당사자에게 이식 사실을 알려주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상 아킬레스건(왼쪽)과 반쪽 아킬레스건(오른쪽)의 조직 이식 결과기록서. 경찰 관계자는 “관계기관(식약처)이 명확히 확인하지 못한 틈을 타 시중에 유통됐다”고 설명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국내에 유통되는 뼈·연골 등 인체조직 품질·안전을 관리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완전한 아킬레스건이 아닌 반쪽짜리가 수술에 사용됐다는 사유만으론 해당 환자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긴 어렵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선 반쪽 아킬레스건 이식이 건강 피해를 유발할 가능성은 작다며, 위험 요인이 발견되면 조처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문제 제품을 수입한 조직은행이나 이를 납품받은 의료기관에 환자 상태를 확인하도록 명령하거나 환자 명단을 확보해 이식 사실을 고지하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추적 관찰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식약처 관계자는 “경찰에 확인한 결과 문제 제품은 국내에 들어오기 이전부터 반쪽으로 쪼개져 있었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오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사 자료를 검토해 추가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아킬레스건 완제품을 인위적으로 자르고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세균 등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그러나 누가 문제 제품을 이식받았는지를 알아야 건강 피해 확인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반쪽 아킬레스건 이식으로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추적 관찰이 필요하므로 해당 환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반쪽 아킬레스건을 유통한 업체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온 올해 초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 환자들에게 해당 사실을 알려주는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재희 기자
아킬레스건. 위키미디어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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