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남은 프로포폴 ‘셀프 투약’…대형 병원 마취과 전공의 기소

환자에게 사용하고 남은 프로포폴을 수차례 스스로 투약한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부장 김희영)는 프로포폴을 업무 외 목적으로 ‘셀프 투약’한 ㄱ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죄로 지난 24일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의 이른바 ‘빅5’ 대형병원 중 한곳의 마취과 레지던트(전공의)였던 ㄱ씨는 올해 초부터 3월까지 수차례 쓰고 남은 프로포폴을 빼돌려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가 환자에게 쓰고 남은 약물을 따로 챙긴 사실은 지난 3월 해당 병원 직원이 보고하면서 알려졌다.

병원은 ㄱ씨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위원회에 넘겼지만, 경찰에 수사 의뢰 하지 않았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당시 ㄱ씨는 환자한테 다 쓰고 남은 폐기된 앰플병에서 극소량을 긁어내 썼고, 환자 약품을 도용하지는 않았다”며 “수련생 신분인 전공의를 수련 정지 시키는 등의 조처를 했다”고 했다. ㄱ씨는 직후 사표를 내고 병원을 떠났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지난 6월 이후 관련 수사에 착수해 최근 동부지검으로 ㄱ씨를 송치했다. 검찰은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에 따른 폐해가 큰 점, 셀프처방으로 의료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킨 점을 고려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윤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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