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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없어도 어려웠던 수능…“지레 포기 말고 수시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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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점수 예측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24학년도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4 수능 결과 및 정시 합격점수 예측 설명회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24학년도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응시생들의 가채점 점수를 바탕으로 한 국어영역 1등급 구분 점수가 원점수 기준 7~8점 가까이 하락한 걸로 추정되는 등, ‘수험생 대부분에게 어려웠던 수능’의 윤곽이 드러났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 결과는 예상치인 만큼 보수적으로 활용하고, 수시 준비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17일 국어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의 1등급 구분점수가 원점수 기준 88점, 언어와 매체는 83점으로 전년(화법과 작문 95점, 언어와 매체 91점)보다 7~8점가량 낮아질 걸로 추정했다. 그만큼 상위권 학생의 점수 하락이 나타날 걸로 본 셈이다. 수학 영역 1등급 구분점수도 수학 난도가 높았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같은 수준이었다. 이비에스아이(EBSi)는 같은 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을 146점, 수학은 147점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여긴다. 이비에스 고교 강의 누리집에서 국어·수학·영어·한국사를 기준으로 체감 난이도를 설문조사해 보니, 응시생 85.9%가 “(매우)어려웠다”고 답했다.

시험 난도가 높았기에, 전문가들이 우선 경계하는 것은 수험생들이 최저학력 등급을 맞추지 못했으리라 지레짐작해 논술·면접 등 이후 수시 모집 절차를 포기하는 것이다. 각 대학들은 수시모집 때 수능 최저학력 등급을 조건으로 둔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특히 국어나 수학 같은 상대평가 과목에선 표준점수로 매겨지는 등급 결과가 원점수 가채점 결과와 달라질 수 있다”며 “수능 최저등급을 못 맞춘 것 같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고 수시 준비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수능 등급 산출이나 실제 대입 지원에 주로 쓰이는 표준점수는 다른 응시생들과 상대 비교인 만큼 가채점한 원점수만으로 쉽게 가늠할 수 없다는 뜻이다. 수능 뒤 첫 주말인 18~19일에도 성균관대, 경희대, 서강대 등 주요 대학의 수시 논술 시험이 치러진다.

대학마다 정시에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중이 다르고,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소장은 “모든 과목이 어려웠지만 대학의 과목별 수능 반영 비중을 고려하고, 나의 과목별 성적을 분석하며 지원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높은 ‘N수생 비중’과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앞둔 ‘소신 지원’ 등 입시에 있어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통상 어려운 수능에서 상위권에 포진할 가능성이 큰 졸업생(검정고시생 포함) 응시자 비율은 35.3%로 27년만에 가장 많다. 고3 재학생 입장에선 이들과 경쟁이 예상되는 정시대신 수시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최상위권 학생들이 1년 더 입시를 준비해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신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된다. 이 또한 주요 대학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올해 수능 출제의 핵심 기조였던 킬러 문항 배제 여부를 두고는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실제 수능 출제당국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문제 및 정답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이날 ‘킬러 배제가 이것이냐’는 내용의 항의성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수학 영역 주관식 22번은 수험생 커뮤니티 사이에서 사실상 킬러 문항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비에스아이는 이 문항 오답률이 98.5%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유성룡 소장은 “수험생들은 킬러 문항 배제가 적용된 시험이 무엇인지 학습할 시간도 없이 고난도 문제 배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며 “킬러 문항 배제 의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고 수능이 어려운 문제로 변별력을 유지해야 하는 상태에선 이런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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