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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 ‘푸드트럭 공짜 부스’ 천만원에 되팔아…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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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자인2023’에서 부스 업체들이 음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곽진산 기자 “입점료가 없다고요?”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자인2023’에서 부스 업체들이 음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곽진산 기자

“입점료가 없다고요?”

지난달 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디디피·DDP)에서 열린 ‘서울디자인 2023’  행사 부스에서 음식을 팔기위해 약 1000만원의 입점수수료를 낸 상인 ㄱ씨는 같은 행사장 푸드트럭 사장의 말에 깜짝 놀랐다. ㄱ씨 등 상인 3명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일까지 10일간 열리는 서울디자인 행사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대행사를 자처한 ㄴ업체에 각각 800만원~1000만원을 낸 상황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흘간 하루 매출이 100만원도 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체는 하루 매출 1000만~2000만원을 약속했었다. 매출과 부스 위치에 견줘 입점수수료가 비싸다고 생각했던 ㄱ씨는 뉘늦게 “입점료가 없다”는 주변 상인에 말에 기가 막혔다. ㄱ씨는 “주최자가 어떻게 상인을 모집하는지 우리는 잘 모른다. 통상 대행사를 통해 참여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런 줄 알고 돈을 냈는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서울디자인재단은 ‘소상공인 매출 활성화’를 위해 이번 행사를 주최하면서 상인들에게 입점료를 받지 않았다. 신청서를 받아 일정 조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각자의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다른 업체에 공간을 양도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어 계약 당사자의 브랜드만 입점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ㄴ업체는 재단에 신청서를 제출해 무상으로 공간확보한 뒤 ‘제3자’인 상인 3명에게 공간을 팔아 돈을 챙겼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재단은 ㄴ업체에 ‘계약 위반’ 사실을 알린 뒤 ㄱ씨에게 입점 수수료를 환불하도록 했다. 재단 관계자는 “상인들과 재계약을 했기 때문에 양도한 것과 같다고 판단했다”며 “300여개 상인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업체가 진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ㄴ업체는 문제 없는 ‘재판매’라는 말만 반복했다. ㄴ업체는 한겨레에 “(애초 우리가 부스를 판매한 상인들만) 행사에 참여해 독점 판매를 할 수 있었다. 때문에 입점비를 받은 것”이라며 “다른 업체가 행사에 입점하는지 알지 못했고, 약속한 매출이 보장되지 않아 수수료를 돌려준 것”이라고 했다. 

소상공인들은 축제나 행사에서 대행사가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거나, 입점료는 없음에도 중간에서 수수료를 받아 가로채는 계약 구조가 만연하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과도하게 입점료를 부풀릴 수 없도록 주최자가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고, 상인들에게 입점료에 대해 충분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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