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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박멸된 빈대가 왜 나와?…“해외 유입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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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베드버그)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에 빈대 출몰 신고가 잇따라 휴교령까지 내리는...

지난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베드버그)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랑스에 빈대 출몰 신고가 잇따라 휴교령까지 내리는 등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최근 인천의 한 찜질방에 이어 대구의 한 대학 기숙사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 한국도 더 이상 ‘빈대 청정국’이 아니라는 긴장감이 고조되는 중이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 출몰하는 빈대가 해외에서 유입됐을 거라 진단한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2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전국 곳곳에서 출몰하는 빈대가 해외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저는 100% 해외 유입으로 보고있다”며 “코로나 때 해외여행이 줄고 없다가 최근 여행객이 많이 들어오면서 (빈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없었던 빈대가 현재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모두 해외 유입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빈대가 박멸되지 않은 국가에서 가방이나 옷 등에 묻어 여행객들과 함께 빈대가 유입된 것 아니냐는 얘기다.

빈대의 뛰어난 이동 능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과학 매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빈대의 이동 능력을 조명하며 “파리를 방문한 누구라도 이 ‘흡혈 히치하이커’를 집으로 데려갈 수 있다. 빈대를 완벽히 피하려면 숲 속 오두막을 사서 절대 나오지 않고 숨어 있는 수 밖에 없다”고 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유튜버 ‘다흑’이 올린 영상의 일부. 인천 서구의 한 찜질방에서 발견한 빈대. 유튜브 갈무리

국내에서는 1970년대를 지나며 빈대가 박멸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1990년대 정부의 방역이 잘 이뤄진 데다가 한국의 난방 방식이 빈대 박멸에 영향을 끼쳤다고 양 교수는 주장했다. 양 교수는 “대부분의 곤충이 60도 이상에서 생존할 수 없는데, 우리나라는 온돌 문화에서 아궁이에 불을 때고 살았고 아랫목이 뜨거워서 앉을 수가 없었지 않느냐”며 “그 다음엔 연탄을 사용하다 보니 일산화탄소가 구들장 밑으로 스며들며 가정 해충이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이나 북미의 경우 침대, 카펫, 소파를 많이 사용하고 보일러나 라디에이터를 이용해 난방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빈대가 서식하기 더 좋은 환경이었다는 것이다.

빈대는 강력한 살충제인 디디티(DDT)가 널리 쓰였던 제2차 세계대전 전후로 일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디디티 사용이 금지되고, 디디티에 내성을 가진 새로운 개체가 1990년대 말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등장하며 개체수가 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발견되는 개체가 정확히 어디서 유입됐는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빈대는 사람 피부에 붙어 피를 빨아먹어 가려움증을 유발하지만 그 외 특별한 질병을 전파하지는 않는 걸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빈대는 어디서 유입됐는지 밝혀내는 역학조사 대상 해충이 아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빈대는 질병을 옮기는 해충이 아니라 역학조사 대상 해충이 아니다”라며 “다만 누리집에 빈대의 특성과 방제 방법을 안내하고는 있다”고 말했다.

집에서 빈대가 출몰하는 걸 예방하려면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가방이나 옷을 철저히 방역하는 게 중요하다. 양 교수는 “세탁할 수 있는 것은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세탁할 수 없는 물건은 비닐봉지에 담은 뒤 가정용 에어로졸(분사형 살충제)을 분사한 뒤 비닐을 묶어 밀봉한 상태로 2∼3일 동안 두면 된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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