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27살 심장·간 기증하고 떠나…...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7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김건혜(27)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결혼을 앞둔 20대 여성이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뒤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7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김건혜(27)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8월26일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거센 물살에 휩쓸렸다. 김씨는 해양경찰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상태에 빠졌다.

김씨의 가족들은 김씨의 장기가 이식이 필요한 좋은 사람들에게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김씨로 인해 새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면 김씨가 계속 살아 있는 것이라고도 생각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1남2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난 김씨는 활발하고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호기심이 많고, 음식을 만들어 남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즐겼다. 김씨는 지난 5월 상견례를 마치고 결혼 준비를 위해 결혼식장과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딸에게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너를 축복해주고 싶었는데, 이제는 네가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구나. 천국에서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 사랑해”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조윤영 기자

결혼 앞둔 27살 심장·간 기증하고 떠나…“새 삶 줄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