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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 차선 나만 안 보인 게 아니었네…부실 공사 후 민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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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지난 6월 29일 오후 광주 서구 죽봉대로에서 차량이 빗길을 달리는 모습. 연합뉴스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최근 2년 사이 급증한 것...

남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지난 6월 29일 오후 광주 서구 죽봉대로에서 차량이 빗길을 달리는 모습. 연합뉴스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민원이 최근 2년 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색 공사를 맡은 업체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값싼 원료를 섞어쓰는 식으로 부실 공사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는데, 이러한 ‘비리’도 민원 급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7일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에서 차선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의 민원이 지난해 전국에서 126건 접수돼 전년(80건) 대비 약 5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선이 잘 안 보인다는 민원은 2019년 55건, 2020년 65건에서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8월 말까지 91건이 접수됐다. 2021년을 기점으로 관련 민원이 크게 늘었고,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민원이 늘어난 데는 도색 공사를 맡은 업체의 비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도색 공사 과정에서 저가 원료를 사용해 부당이익을 챙긴 업체 관계자들이 지난 8월 검찰로 넘겨졌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운전자들이 비 올 때 고속도로 차선이 유독 잘 안 보였던 경험이 있을 텐데, 이건 시력이 문제가 아니라 비리가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1년 한국도로공사는 전국 45개 지역에서 차선 도색 공사를 발주했는데, 이 가운데 34개 업체가 기준 미달의 저가 원료를 사용해 비용을 아끼는 식으로 123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차선 도색 공사 기준에 따르면 노면 표시는 주·야간이나 기상상태, 조명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자와 보행자 눈에 잘 띄어야 한다. 이를 위해 차선을 도색할 때는 도료와 함께 유리알을 살포하는데, 기준에 부합하는 정상 제품의 경우 1㎏당 7200원이다. 반면, 성능이 떨어져 기준에 미달하는 유리알 가격은 1㎏당 3500원이다. 비리 업체들은 정상 제품에 저가 제품을 8대2 비율로 섞어 사용해 이득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저가 제품을 섞으면 차선 밝기가 기준 이하로 떨어져 비가 오는 경우 차선 식별이 어려워진다.

서 의원은 “국민 생명을 담보로 부당이득을 취한 업체는 뿌리 뽑아야 하며 부실시공 업체는 확실한 페널티를 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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