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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 유지된 대입…‘문제풀이’만 하는 교실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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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 “상대평가 경쟁 체제에서는 서술형 시험을 쳐도 학생들의 비판적·창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문제를 내는 게 아니라 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무늬만 서술형’ 문제를 낼 ...

한겨레 자료

“상대평가 경쟁 체제에서는 서술형 시험을 쳐도 학생들의 비판적·창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문제를 내는 게 아니라 답이 이미 정해져 있는 ‘무늬만 서술형’ 문제를 낼 가능성이 큽니다.”(이재영 서울 면목고 국어 교사)

2028학년도 대입개편 시안(2028대입안)을 두고, 12일 한겨레와 통화한 학교 교사들은 가장 우려하는 대목으로 공히 내신과 수능의 ‘상대평가’로 인한 공교육의 파행을 꼽았다. 2028대입안에 담긴 내신의 논·서술형 평가 확대나 고교학점제 모두 상대평가 앞에 무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공교육 일선에 선 교사들로선 상대평가가 유지된 대입으로 인해 ‘문제풀이만 하는 교실’이 이어질 거란 우려가 큰 셈이다. 2028대입안은 내신에서 5등급 상대평가를 병기하도록 하고, 수능의 9등급 상대평가는 유지했다.

교사들은 우선 내신의 논·서술형 평가 확대와 5등급 상대평가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재영 교사는 “논·서술형 평가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상대평가 경쟁 체제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여지가 커 부담을 느낀 교사들이 학생의 비판적·창의적 역량을 키울 문제가 아니라 답이 명확한 문제만 내려 할 것”이라고 했다. 김창묵 경신고 영어 교사도 “절대평가 체제라면 논·서술형 평가에 큰 문제가 없지만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교사들이 출제나 채점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교학점제도 상대평가에 발목 잡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지환 배재고 수학 교사는 “상대평가 등급이 기재되는데 어떻게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겠느냐”며 “수강 인원 등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기 때문에 특정 과목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등 (내신) 상대평가와 고교학점제는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교 1학년 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 수능 과목이 되면서, 그나마 다양한 수업 방식을 꾀하던 이들 과목마저 문제풀이 중심으로 돌아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통합사회의 경우 수능 과목이 아닌데다 수업 내용도 ‘행복’ ‘불평등’ 등 주제 중심이라 발표나 토론 등 다양한 수업이 가능하다.

이봉수 덕성여고 일반사회 교사는 “통합사회를 수능에 넣겠다는 건 다시 문제풀이식 수업으로 돌아가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며 “이 과목은 토론이나 발표, 쓰기 등 미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형식적인 수준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짚었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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