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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왜곡’ 이동욱 KBS 이사 임명에 언론단체·야당 “천인공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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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과 5·18민주화운동 서울기념사업회 등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동욱 이사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제공 윤석열 대통...

전국언론노동조합과 5·18민주화운동 서울기념사업회 등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동욱 이사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지칭하는 등 5·18 정신 왜곡에 앞장섰다고 지적받아 온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한국방송(KBS) 보궐이사로 임명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을 비롯한 언론·시민단체와 야당은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언론노조와 5·18민주화운동 서울기념사업회 등은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이사는) 5·18에 대해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한 것이 광주사태의 본질’이라고 말하고, 4.3에 대해서는 ‘좌익의 선동으로 공동체를 분열과 반목으로 몰아넣으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등 극우적 행태를 보여온 자”라며 이 위원에 대한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김종민 전 이사의 사퇴로 공석이 된 한국방송 이사 자리에 이 이사를 임명했다.

이동욱 이사는 월간조선 기자를 거쳐 2019년부터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월간조선 기자로 재직하던 1996년 ‘검증,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와 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 5·18 단체로부터 공개사과 요구를 받았다. 그가 오보라고 주장한 진압군의 성폭행, 교도소 학살사건, 계엄군 지뢰매설 보도 등은 훗날 대부분 사실로 판명됐다. 이에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그를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추천하자 ‘이동욱은 5·18의 진실 부정에 앞장선 인물’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 이사는 2020년 한국방송 이사회에 결원이 생겼을 때, 역시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았으나 당시에는 5명의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중 한상혁 전 위원장 등 4명이 반대해 임명되지는 못했다. 한국방송 이사는 총 11명으로 관행상 여당이 7명, 야당이 4명을 추천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신환 5·18민주화운동 서울기념사업회 회장은 “이동욱, 차기환 등 5·18을 잔혹하게 왜곡하고 비난한 인물들이 공영방송 이사로 임명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5·18을 왜곡한 자들을 공영방송 이사에 임명하는 건 (국민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도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허위조작정보를 퍼뜨렸던 차기환이 엠비시(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임명된 데 이어 극우 유튜버의 놀이터가 된 케이비에스에는 5·18 자체를 부정하는 이동욱이 내리꽂혔다”며 “결국 국민은 공영방송을 극우 난동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송국으로 만들겠다는 권력의 오만을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전원도 이날 성명을 내어 “이동욱 전 기자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막말 논란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아왔고 5·18 유가족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던 인물”이라며 “이렇게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희생자들을 두번 죽이는 파렴치한을 윤 대통령이 공영방송 보궐이사로 다시 임명한 것은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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