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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박정훈 대령 기소는 국방부 자기 모순…공소권 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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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이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박 대령 변호인단이 “일방의 주장만 담은 문건을 국방부 차원에서 만들어 유포...

채아무개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이 항명 등 혐의로 기소된 데 대해 박 대령 변호인단이 “일방의 주장만 담은 문건을 국방부 차원에서 만들어 유포할 때부터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기소 내용이 국회에서 국방부 장관이 인정한 사실에도 반한다며 “기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정 처리 문제에서 의견이 갈린다고 항명죄를 적용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군인권센터는 10일 오전 박 대령 변호인단과 함께 군 검찰이 지난 6일 박 대령을 항명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대령 변호인단은 최근 공개된 국방부 작성 ‘해병대 순직사고 조사 관련 논란에 대한 진실’이라는 문건을 두고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 모를 괴문서”라 지칭하면서 군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과 ‘쌍둥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정책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은 에이(A)4 12페이지 분량으로 해병대 수사단 이첩보류 지시 등 ‘외압 수사’ 논란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아직 수사 단계에서 파악되지 않은 일련의 사안들을 ‘진실’로 못 박아둬 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변호인단은 군 검찰이 박 대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던 혐의들이 공소장에선 이 문건의 내용과 유사하게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이 이날 밝힌 구속영장 청구서와 공소장 내용을 각각 비교해보면, 구속 영장청구서엔 “장관님의 해외일정 종료 후인 2023년 8월3일 이후 ‘지침을 다시 받을 때까지’ 기록 송부를 보류하라”고 작성됐지만, 공소장엔 “장관님이 귀국할 때까지 이첩을 보류하라는 정당한 명령”이라고 적혀있다.

‘지침을 다시 받을 때까지’란 내용이 공소장에선 사라졌다. 변호인단은 해당 대목이 윗선 개입을 암시하는 부분이라며 “이첩보류 지시 외 다른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은 일방적 허위주장”이라 밝히고 있는 국방부 문건과 같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단은 “이 문건의 내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박 대령을 거짓말쟁이로 만들려는 고도의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성명불상자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번 기소 내용은 객관적 사실뿐 아니라 국방부 장관이 지난 8월2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인정한 사실,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군 검찰 스스로 주장한 사실에도 반한다”며 “기소권 남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박 대령에게 항명 혐의를 적용한 것도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하주희 변호사는 “군형법상 항명죄는 군대의 작전이나 지시 등 군사와 관련된 기능을 침해했을 때 처벌이 가능한 죄목”이라며 “(박 대령) 사건은 군이 수사권도 가지지 못한 일에 대한 행정 처리문제일 뿐이고, 이런 사안을 항명죄로 처벌하면 견해가 다른 모든 군인을 항명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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