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운동으로 학생들 잡혀가면 어디든 달려가 “석방” 외쳐
Summary
인권과 민주주의 ,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 한 생을 바쳐오신 이정이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가 지난 10 월 15 일 영면에 드셨다 . 갑작스러운 부고 ...
인권과 민주주의 ,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 한 생을 바쳐오신 이정이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가 지난 10 월 15 일 영면에 드셨다 .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전국에서 1500 여명이 한달음에 달려와 저마다 고인과의 인연을 기억하며 민주통일장을 엄숙히 가졌다 .1941 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이 상임대표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자주통일을 위해 자신의 삶을 기꺼이 헌신하셨다 . 한 생을 동지들의 든든한 어머니로 , 그리고 거리의 투사로 살아오셨다 .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타리 ,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 언제나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앞장서 나아가셨다 .이정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했다. “ 정주영 이병철 회장이 돈부자라면 난 자식부자다 . 부끄럽지만 어디를 가나 ‘ 어머님 ’ 으로 불린다 . 배도 안 아프고 너무 많은 자식을 얻었다 . 나는 자식 부자다 .”그 자식들은 명절날 세뱃돈으로 늘 신권 천만원을 받았다 . 천원 한장을 만원에 올려서 천만원이라 주셨고 어머니한테서 천만원 받은 자식들이 수백명이다 . 어머니는 자주통일운동을 하는 우리들을 세상에 둘도 없는 ‘ 천사 ’ 라며 항상 밥을 챙기셨다 .어머니는 김대중 정부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5·3 동의대 항쟁(1989년 동의대에서 시위 진압 도중 경관 7명이 사망한 사건) 가족대책위 대표와 부산 민가협 회장을 맡아 5·3 진상규명 투쟁을 이끌었다. 진 상규명과 더불어 민가협 어머니들의 맏언니 격으로 전국의 투쟁현장을 누비셨다 . 학생들이 잡혀갔다는 소식만 들으시면 어디든 달려가 “ 경찰서장 나와라 ” 며 면담을 요구하고 학생들을 구출해내었다. 당시 연행이 되면 어머님을 기다리는 게 제일 좋았다고 할 정도로 고인은 자식들 구하는 일에는 물불을 안 가리셨다 . 그래서 투쟁하는 대학생들에게 ‘ 어머니 ’ 라고 불리셨고 , 그 이름은 곧 당신의 상징이 되었다 .부산인권센터 공동대표와 국가보안법 폐지 부산시민연대 상임대표로 활동하며 부산·경남지역의 최대 조직사건인 영남위원회 사건 구속자들의 석방투쟁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영남위 사건은 1998 년 김대중 정부의 최대 공안사건으로 현역 민선 구청장을 포함해 부산과 울산지역 노동·시민단체 대표 등 모두 15 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 사건 조작 의혹과 함께 병증이 있는 수감자들이 병원 치료조차 거부당하는 인권침해가 계속 일어나고 있던 사건이었다 . 어머니는 고생하는 자식들의 치료와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5·3 가족대책위로 사회운동 여정을 시작한 어머님은 결국 분단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 , 평화는 없다는 것을 직감하신 것 같다 . 그 후로 줄곧 자주적인 통일운동의 개척자이자 돌파자 역할을 자임해오셨다 . 1999년에는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가 주는 부산민주시민상을 수상했다.2005 년부터 2024 년까지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를 지내면서 민족자주 , 민족대단결 운동의 최일선에 서 계셨다 . 부산시와 부산시의회 , 부산상공회의소 , 부산시 의사회가 부산겨레하나 김동수 박사와 함께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항생제 공장을 지원하는 사업을 할 때는 모든 사업을 총괄했으며 평창올림픽 남북공동응원단 사업에도 역할이 크셨다.1995 년 ‘우리땅 하야리아 등 되찾기 시민대책위원회’가 결성되어 미군기지반환투쟁을 벌였고 2006 년 반환 결정이 났다 . 이 부지를 부산시민들의 시민공원으로 만들기로 했으나 예산이 문제였다 . 어머니는 노무현 정권 시절 정치권을 전방위로 압박해 예산문제를 해결했다. 마침내 반환받은 하야리아 미군기지는 부산시민공원이 되어 지금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도심 속 공원으로 변모했다. 이처럼 부산을 사랑하고 통일을 사랑하는 어머님의 수많은 발걸음이 곳곳에 배어 있다.비록 이정이 어머님은 떠나셨지만 , 어머님이 염원하신 자주와 평화가 꽃피는 통일세상 , 민주주의와 정의가 바로 서는 세상을 위한 여정은 계속될 것이고 어머님의 정신은 영원히 우리 안에서 살아 숨 쉴 것이다 . 어머니 , 이제 자식들 걱정 통일 걱정 내려놓으시고 편히 쉬세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지은주/부산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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