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마약 사건’ 열쇠 쥔 유흥업소 실장 “혐의 모두 인정”

‘연예계 마약 사건’의 열쇠를 쥔 유흥업소 실장이 자신에게 적용된 마약류 투약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5일 인천지법 형사10단독 현선혜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김아무개(29·여)씨 쪽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증거목록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3월부터 3차례에 걸쳐 작곡가 ㄱ씨, 유흥업소 동료 ㄴ씨 등과 필로폰과 대마 등을 흡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이와 별도로 성형외과 의사 ㄷ씨에게서 받은 마약류를 배우 이선균씨에게 제공하고 이를 함께 흡입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확보한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씨와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35·권지용) 등 연예계 마약 사건을 수사 중이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류 정밀 감정에서 배우 이씨와 가수 권씨가 연이어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경찰 수사의 동력은 꺾인 상태다. 특히 경찰은 권씨의 경우, 해당 업소를 같이 방문한 연예인과 유흥업소 직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음에도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해 다음 주 중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섣부른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받았고,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지난 14일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내사 단계에서 구체적인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찰은 배우 이씨가 “유흥업소 실장 김씨로부터 마약사건과 관련해 협박과 함께 3억여원을 요구받았다”며 공갈 혐의로 김씨와 신원을 알 수 없는 1명을 고소함에 따라 관련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씨 쪽 변호인은 “김씨도 협박받아 돈을 요구한 것이다. 돈을 달라고 (이씨를)협박한 것은 아니다. 받은 3억원은 개인적으로 썼다”며 “이 과정에서 이씨를 협박한 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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