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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정선엽 병장 모교 추도식…고교 후배들, 영화 단체관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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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여 아직도 그대에게 미안하네. 국방의 의무를 다했지만 정치군인들의 쿠데타 속에서 전사한 친구 명예는 꼭 지키겠네.”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44주년을 맞은 12일...

“친구여 아직도 그대에게 미안하네. 국방의 의무를 다했지만 정치군인들의 쿠데타 속에서 전사한 친구 명예는 꼭 지키겠네.”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44주년을 맞은 12일 광주 북구 동신고등학교에서 7회 졸업생 고 정선엽(1956∼1979) 병장의 추도식이 열렸다. 그동안 일부 동문이 매년 12월12일에 모여 정 병장을 기리곤 했지만 총동문회 차원의 추모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 병장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반란군이 사살한 조민범 병장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는 1977년 7월 입대해 국방부 헌병으로 복무하다 1979년 12월13일 새벽 육군본부 지하벙커에서 반란군의 총탄을 맞고 숨졌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정 병장의 친구 정형윤씨는 “학창시절부터 애국심이 남달랐던 고인은 군사 반란 당일 후임을 대신해 육군본부 지하벙커를 지켰고 총을 빼앗으려는 반란군에 맞서다 총탄을 맞고 숨졌다”며 “비보를 접한 선엽이의 어머니는 불면증과 눈물을 계속 흘리는 희귀한 치매 증상을 앓다 2008년 돌아가시는 등 가족들이 평생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씨는 “고인은 2008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고 지난해 12월 전사로 인정받았지만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되고 나서야 역사적 재조명을 받게 됐다”며 “참 군인 정신을 실천한 정선엽에게 훈장 추서와 추모비 건립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래진 동신고 교장은 “수능시험을 마친 3학년 학생들이 12·12 관련 교육을 마치고 영화 ‘서울의 봄’을 관람하며 짧은 등장이었지만 자랑스러운 선배의 모습을 봤다”며 “유가족분들의 슬픔에 어떤 위로의 말도 부족하겠지만 후배들은 정 병장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추도식을 마친 동문은 교정 한쪽에 있는 소나무에 헌화했다. 동문이 정 병장을 기리기 위해 2017년 4월 심은 것으로 ‘의로운 동문 고 정선엽 병장의 나무’라고 이름 붙였다. 정 병장의 동생 규상(64)씨는 “세월이 지나며 형이 전사자로 인정받고 떳떳한 죽음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이제는 여한이 없지만 반란군이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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