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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도로 확장에 뽑혀 나간 제주 서광로 가로수, 세밀화로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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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차로제 변경사업으로 가로수가 제거된 모습.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제주도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제주시내 중앙차로제 변경사업을 벌인 가운데, 이 사업으로 인해 가로수를 제거하는...

중앙차로제 변경사업으로 가로수가 제거된 모습.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제주도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제주시내 중앙차로제 변경사업을 벌인 가운데, 이 사업으로 인해 가로수를 제거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시민들이 그림으로 가로수를 되살렸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창작공간 낭썹(제주시 관덕로6길11, 2층)에서 여는 ‘그래도, 살아간다: 서광로 가로수길 세밀화 전시회’는 개발과 환경, 도심 교통과 가로수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참여환경연대는 지난 4월 가로수를 그릴 시민들(그리너)을 모집해 서광로의 가로수와 식생을 관찰하고, 세밀화로 기록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제주시 서광로는 광양사거리에서 신제주 입구 교차로에 이르는 3.6㎞ 구간으로, 제주도가 차량 흐름의 개선을 위해 대중교통 우선 차로를 기존의 가로변 차로에서 중앙 차로로 변경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로수가 제거되자 시민단체의 반발로 공사가 중단됐다.

제주도는 애초 지난해부터 사업비 318억원을 들여 가로변 차로제로 운영돼온 동·서광로 11.8㎞ 구간을 중앙차로제로 변경하기로 하고, 우선 제주시 광양사거리에서 신제주 입구 교차로까지 서광로 구간을 대상으로 버스 승강장 14곳을 신설할 계획이다. 공사 과정에서는 가로수를 제거해야 하고, 인도 폭도 좁아지게 된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2017년 1단계 사업에서도 인도를 줄이고 기존 가로수를 뽑아서 버스전용차로를 조성했지만 제주의 대중교통 분담률은 오히려 떨어졌다”며 서광로 구간의 가로수 제거 공사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제주에서는 2021년 제주시 신광교차로∼도두 간 도로 확장 사업을 하면서 제성마을 주민들이 심어놓은 왕벚나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가로수를 살리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

전시회 첫날에는 세밀화 그리기에 참여한 그리너들이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고, 서광로와 정실마을 월정사 구실잣밤나무 가로숫길을 지키자는 선언문 낭독도 있다.

참여환경연대는 “전시회에 참여한 17명의 그리너들은 가로수와 풀꽃 하나하나를 살펴 그리면서 가로수가 겪는 아픔과 우리에게 주는 기쁨을 체감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가로수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퍼져 제주의 가로수 정책과 도시 정책이 변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관람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관람객들에게는 서광로 가로수길 세밀화 컬러링북도 무료로 배포한다.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여는 ‘그래도, 살아간다: 서광로 가로수길 세밀화 전시회’ 포스터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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