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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아리엔 서민의 눈물이”…85살 도예명장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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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동안 달항아리 작품을 주로 해온 왕실도자기 초대명장 박부원 선생. 도원요 제공 ‘왕실도자기 초대명장’ 지당 박부원(85) 선생의 도자 인생 60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예...

60년 동안 달항아리 작품을 주로 해온 왕실도자기 초대명장 박부원 선생. 도원요 제공

‘왕실도자기 초대명장’ 지당 박부원(85) 선생의 도자 인생 60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예작품 초대전이 오는 12월1~31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미술관에서 열린다.

‘도자의 마음을 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현직 최고령 도예명장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 1962년 우연히 서울 종로구 인사동 진열장에서 엎어놓은 차완의 굽을 보는 순간 강렬한 끌림으로 직접 도예가를 수소문해 찾아가 도자 외길을 걷게 됐다는 박 선생은 1970년대부터 달항아리 작품을 만들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976년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한국 도예 5인 초대전’을 시작으로 1997년 러시아의 ‘한국전승도자전’ 2016년 미국 맨해튼의 ‘바디 앤 스피리트(Body&Spirit) 코리아소사이어티 초대전’ 등 작품전을 통해 세계 각지에 한국도예문화를 알렸다. 현재 박 선생의 주요작품 중 일부는 영국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과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시 민속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박 선생의 작품은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일본에서 도자기 붐이 일자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서 주문자들이 제비를 뽑아 가져가기도 했다는 일화도 있다.

박 선생은 “달항아리에는 서민들의 눈물이 고여 있다. 그 시대의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한 사람들이지만 흙으로 이런 둥근 항아리를 만들었다. 장작 불가마에서 태어난 달항아리를 보면 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는데, 그것은 자연물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도원요 제공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서 ‘도원요’를 운영하는 박 선생의 딸이자 큐레이터인 박소영(도자사학 전공)씨는 “이번 전시 주된 작품은 암각문항아리와 청동채항아리, 백자달항아리”라며 “특히 황톳빛 암각화 달항아리는 수만년 동안 계속된 자연의 진화 속에 나타난 풍화, 침식 작용의 질감과 색감을 달항아리로 표현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깊은 관계가 있는 몽골의 암각화 우리나라 울주군 암각화를 황토색 달항아리에 새겼다”고 설명했다.

한국 현대도자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지순탁 명장의 제자인 박 선생은 “일생은 설렘이다. 늘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하면서 작품을 만든다”며 “우리는 오래 살면 인생을 하직하지만, 도자기는 깨지지만 않으면 수천 년을 간다. 여전히 버리지 못하는 욕심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을 남기고픈 깊은 열정”이라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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