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만에 제자리로…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12일 개관

조선왕조실록과 의궤를 보관·전시하는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이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에 문을 연다.

문화재청은 오는 11일 오후 2시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에서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 개관식을 하고, 12일 정식 개관한다고 9일 밝혔다.

조선시대 지방 외사고 중 하나인 오대산사고에 보관 중이던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는 당대 기록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인 1913년 실록 전량과 의궤 일부가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민간과 불교계,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2006년과 2017년 실록이, 2011년 의궤가 각각 국내로 환수됐다. 현재 오대산사고본 실록은 75책, 환수된 의궤는 82책이 전해진다.

오대산사고본 실록과 의궤는 국내로 환수된 이후 줄곧 서울 종로구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됐지만 원소장처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역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문화재청은 오대산 이전을 결정했다. 박물관 건물은 기존 월정사 성보박물관이 운영하던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을 새단장했으며, 면적은 3537㎡에 지상 2층 규모다. 기존 왕조·실록의궤박물관은 실록과 의궤 영인본(복사본) 등을 전시해왔다.

12일 일반에 개방되는 실록박물관은 실록의 원본을 직접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며, 실록과 함께 오대산사고본 의궤 원본도 전시된다. 박물관은 관련 유물 1207점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수장고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실감형 영상관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개관하는 공간은 상설전시장이다. 전시장에선 오대산사고에 보관했던 실록과 의궤의 편찬과 분상(조선시대 중요 기록물을 여러부 제작해 사고와 관청 등에 나눠 보관)부터 일제강점기 반출됐다가 110년 만에 본래의 자리인 오대산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을 살펴볼 수 있다.

개관식 하루 전인 10일에는 실록과 의궤를 오대산으로 옮기는 이운행렬 재연행사와 축하공연 등이 이어진다. 박물관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이다. 11월부터 4월까지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40분까지 운영하며, 5월부터 10월까지는 오후 5시30분까지 관람시간이 연장된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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