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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쫓겨난 나무들, 광주시립수목원에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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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백운광장에 있던 소나무인데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때문에 갈 데가 없어져 이곳으로 옮겼어요. 저기 보이는 은행나무도 비슷한 처지예요.” 지난 27일 오후 광주시 남구 광주시립...

“남구 백운광장에 있던 소나무인데 도시철도 2호선 공사 때문에 갈 데가 없어져 이곳으로 옮겼어요. 저기 보이는 은행나무도 비슷한 처지예요.”

지난 27일 오후 광주시 남구 광주시립수목원(시립수목원). 서명하 시립수목원관리사무소장은 멀리 보이는 나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수춘천을 따라 조성한 야외정원에는 남구 백운광장에 있던 높이 20m가 넘는 소나무 20여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길을 따라 늘어선 은행나무 300여그루는 광산구 신가동에서 왔다고 했다. 한땐 신가동 은행나무 축제의 주인공이었지만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며 올해 수목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백운광장 소나무와 신가동 은행나무가 수목원에 터를 잡은 건 시민들의 바람 덕분이다. 서 소장은 “시민들이 마땅한 이전 자리를 찾지 못했던 백운광장 소나무와 폐기될 예정이었던 신가동 은행나무를 안타깝게 여겼다”며 “이 나무들을 수목원으로 이전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시립수목원은 소나무·은행나무의 사연을 적은 안내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문을 연 시립수목원은 민간과 공공을 포함해 광주에 처음 생긴 수목원이다. 광주광역위생매립장 인근에 자리 잡은 수목원은 위생매립장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우리나라 토종식물을 연구·전시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24만6948㎡(7만4701평) 터에 전시온실과 한국정원, 잔디광장, 방문자센터, 식물관리동 등을 갖추고 식물 550여종을 심었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전시온실이다. 길이 60m, 너비 40m 유리 구조물로, 높이는 20m에 이른다. 온실에는 파파야, 대엽홍콩야자, 금환화 등 열대식물 70여종이 있다. 김형근 시립수목원 관리운영팀장은 “야자나무인 당종려, 켄티아야자 등은 현재 높이가 3~4m지만 최대 10m 이상 자라기 때문에 온실 높이를 충분히 확보했다”며 “큰 식물은 이동시키기 힘들기 때문에 어린나무를 심어 키워나가는 방식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시온실 앞에서 만난 방문객 윤준영(42)씨는 “가족들과 수목원에 왔다”며 “희귀한 식물을 볼 수 있어 아이들 교육에 도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못이 있는 한국정원은 서해안과 남해안의 리아스식 해안과 무등산 주상절리를 재현해 꾸몄다. 서 소장은 “내년에는 방문자센터에서 어린이들을 상대로 삽목, 접목 체험 등을 진행하고 광주 특산식물인 매미꽃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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