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못 버리는 류호정, 정의당은 징계 착수

정의당이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선택’과 창당에 나선 당 소속 류호정 의원을 17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류 의원은 신당 창당 작업을 함께하면서도 정의당 당적을 정리하지 않아 정의당에서는 16일을 마지노선으로 통보해 왔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의당 비대위는 비대위 권한으로 류 의원을 중앙당기위원회에 직접 제소할 것을 비상대책위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정의당 비대위는 류 의원에게 16일까지 당적을 정리할 충분한 시간을 제기했으나, 류 의원은 응하지 않고 언론 매체를 통해 꾸준히 당의 결정에 반하는 입장을 펼쳐왔다”며 “(류 의원은) 오늘 ‘새로운선택’ 창당 발기인 대회에 참석해 정의당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며 다른 정당을 창당할 것을 공식화했다”고 징계위 회부 이유를 밝혔다.

정의당은 당규에서 ‘강령의 정신에 현저하게 반대되는 입장의 정당이나 조직의 활동에 지속적으로 공공연히 참가하거나 지원하는 경우’ 등을 징계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정의당 전국위원 및 대의원, 경기도당 성남시 분당구 위원장, 경기도당 대의원 및 운영위원 등 류 의원이 맡고 있던 당직도 모두 해제됐다.

비례대표인 류 의원은 본인이 직접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나, 당이 출당 또는 제명을 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의당과 류 의원 쪽은 그간 탈당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징계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당사자 소명을 포함해 길게는 두 달여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당내에선 ‘출당으로 비례대표직을 유지할 길을 터줘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지도부는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단호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징계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과 ‘세번째 권력’의 공동 창당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 변화는 없고 당원 총투표까지 당원들을 설득해나갈 예정“이라며 “운동권연합신당이냐 전혀 다른 종류 신당이냐 이 두 가지를 두고 당원들이 고민해서 선택해줄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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