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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선거구 획정 표류…발 묶인 정치 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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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선거구 획정까지 늦어지고 있다. 어느 운동장에서 뛰어야 할지 몰라 발이 묶인 상황이다. 여야가 수 싸움으로 허송세월할 게 아니라 획정안을 빨리 발...

“안 그래도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선거구 획정까지 늦어지고 있다. 어느 운동장에서 뛰어야 할지 몰라 발이 묶인 상황이다. 여야가 수 싸움으로 허송세월할 게 아니라 획정안을 빨리 발표해야 한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경기 동두천·연천 지역에 출마를 준비 중인 손수조 리더스클럽 대표는 속이 탄다. 같은 당 현역 의원(김성원 의원)에게 도전하려면 하루빨리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을 다져야 하지만, 지역구 존폐 여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의는 지난 5일 이 지역을 포함해 기존 선거구 가운데 6곳을 쪼개고, 6곳을 통합하는 내용의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세부 지역구 조정까지 합하면 총 32개 지역구가 변동된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번 총선에서도 정치 신인들의 혼란과 속앓이가 반복되고 있다.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은 12일 시작했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후원회 설립,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홍보물 배포 등을 할 수 있다. 이 제도는 현역 정치인과 정치 신인, 원외 후보들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려 2004년 도입됐다.

그러나 이번 총선 선거구 획정도 선거 1년 전이라는 법정 기한을 넘겨 하세월이다. 국회가 선거구 획정을 방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1대 총선은 선거 39일 전, 20대 총선은 42일 전, 18·19대 총선은 각각 47일, 44일 전에야 선거구를 획정했다.

획정위에서 분구 지역구로 분류한 경기 하남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이창근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선거구 획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선택과 집중을 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며 “일단 하남을 하나로 생각하고 (모두) 뛸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경계 조정 지역에서 처음 나서는 한 출마자는 “기존 정치인들은 이미 지역 주민 정보와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그러나 신인들은 노력과 시간, 비용을 들여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데, 지역구가 갑자기 바뀌면 그동안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다. 제발 법대로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구 예상 지역에 출마하려는 한 인사는 “공정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예비후보제도가 무색할 정도”라고 말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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