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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파괴 살상무기에 ‘녹색’ 이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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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에서 열려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등 내빈들이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

2023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이 25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에서 열려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등 내빈들이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유강문 한겨레신문사 제작국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최우성 한겨레신문사 대표이사, 문정인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장, 안병윤 부산시 행정부시장,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 신소영 기자

25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에서 열린 2023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첫날 두번째 세션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군비경쟁이 기후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또한, 주요 20개국(G20)과 유엔 등에서 군사 분야와 기후 문제를 연계해 논의하도록 시민사회가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이성훈 아시아지속가능발전시민사회파트너십 대표는 “군사 훈련과 전쟁은 단순한 안보 위기일 뿐만 아니라 기후위기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문제라는 이야기가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관련 평화운동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며 “탄소배출과 온실가스를 군사 문제와 연계해 의제화시켜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욱식 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은 “군사 활동 자체가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국가안보는 기후환경 문제에서 예외라는 생각이 여전하다”며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쓰여야 할 예산이 군비경쟁으로 탕진되고, 악화한 기후위기가 다시 한번 국가 간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부상하는 악순환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군축이 아닌 ‘군사장비 탄소중립화’를 통한 문제 해결 시도에도 우려를 표했다. 정수희 전 부산에너지정의행동 활동가는 “무기와 무기체계를 흔히 이야기하는 녹색으로 전환하자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군수 분야에 녹색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데, 생명을 파괴하는 살상무기를 ‘녹색’이라는 이름을 붙여 해결하려는 시도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배보람 녹색전환연구소 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이 새로운 지역산업의 일환으로 방위산업을 채택했다. 대표적인 곳이 창원”이라며 “특히, 무기를 전기화하는 등 무기체계를 탄소중립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는데, 군축 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 군사 분야와 기후 문제를 연계한 논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욱식 소장은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75∼80%, 군사비는 90%를 차지하는 주요 20개국이 먼저 군축을 통한 기후 문제 해결을 주장하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유엔 상임이사국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 또한 내년에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는데 적극적으로 관련 주장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성훈 대표는 “내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브라질에서 열리는데, 기후위기 해결에 적극적인 브라질과 연대해 군축을 좀 더 국제적인 의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희 전 활동가는 “전쟁 발발로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고, 우리나라는 핵발전 중심 에너지 시스템이 공고해지는 상황으로 변하는 상황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며 탄소중립을 앞세워 핵발전을 확대하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한편, 린지 코트럴 유럽 ‘분쟁 및 환경 관측소’ 환경정책관은 군사 분야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해 더 투명한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간 글로벌 군비가 2조2400억달러에 이르면서 군사와 무장 갈등에서 파생되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토론장에서 논의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 됐다”며 “이와 관련한 데이터들이 더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부산/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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