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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민심 되돌릴 카드?…민감한 각론 조율은 지뢰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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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과 보건...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가 19일 ‘민생 챙기기’의 하나로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포함한 필수의료 강화안을 꺼내들었다. 여당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한 지 8일 만에 국면 전환용 정책 카드로 국민적 지지가 강한 의사 수 증원 방침을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충북 청주시 충북대에서 주재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 전략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지역과 수도권의 불균형 발전은 교육과 의료에 달려있다. 정부가 ‘지방에 가면 세제 혜택과 토지 이용에 관한 인허가 규제도 풀어주겠다’고 해도 기업이 안 가는 건 직원들이 병원과 교육 때문에 안 따라오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필수의료 강화 방안이 ‘민생’ 행보임을 강조했다.

지난 11일 강서구청장 보선 이후 윤 대통령은 연일 민생을 앞세우고 있다. 이날도 윤 대통령은 참모진에게 “나도 어려운 국민들의 민생 현장을 더 파고들겠다”며 “용산의 비서실장부터 수석, 비서관 그리고 행정관까지 모든 참모도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국민들의 민생 현장에 파고들어 살아 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라”, 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실제로,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필수의료 강화 정책은 ‘정책·민생 중심 국정 운영으로의 전환’ 이미지를 부각할 매력적인 카드로 보인다. 임기 1년 반이 지나도록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 과제에서 별다른 결과물을 도출해내지 못한 정부·여당이, ‘건강권 강화’를 전면에 내세워 정책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서도 의대 정원 확대는 전임 정부에서도 추진해온 만큼, 거대 야당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 ‘협치’의 이미지까지 보일 수 있는 복안이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선 일부 의사단체를 제외한 전 국민적 지지를 받는 이번 정책을 통해 정부·여당의 지지율 반등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여권 관계자는 한겨레에 “의대 증원에 따라 입시판도 변화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대통령 국정 기조에 걸맞은 이슈”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감한 세부 사항이 빈칸으로 남겨진 필수의료 강화 대책이 향후 여론 추이의 변곡점이 될지를 두고는 전문가 의견이 엇갈린다. 의대 정원 확대안은 건강권과 대학입시 등 한국 사회에서 폭발력이 강력한 문제들에 걸쳐 있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이 팽팽하고, 의사단체의 공고한 카르텔 속 갈등 조정 과정이 지난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의사단체가 강하게 반발한다면 윤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당에서)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시기도 한다. 그러나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거나 “소통을 하면서 계속 주판알을 두드리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추진하면서 소통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과 연결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정치학)는 이날 한겨레에 “지역 국립대의대 강화 등은 민생 경제와 지역 균형발전 등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며 “다만 의대 정원 이슈는 대통령실이 향후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내년 총선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아, 이 사안이 총선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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