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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우크라 가입 협상 승인…독일 설득에 헝가리 ‘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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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개시를 논의하는 14일 유럽연합 정상회의 회담장에 이 사안을 반대해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입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회의 표결 때 퇴장하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개시를 논의하는 14일 유럽연합 정상회의 회담장에 이 사안을 반대해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입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회의 표결 때 퇴장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을 타협해줬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와 가입을 위한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전쟁 장기화로 서구의 ‘지원 피로감’이 표면화되는 가운데 유럽연합이 다시 한번 우크라이나와 강력한 연대의 뜻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연합은 14일 브뤼셀 본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 개시를 승인했다. 이날 회의에선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반대해온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퇴장하며 기권을 선택한 가운데 나머지 26개 회원국 정상 모두가 찬성해 가입 협상이 승인됐다. 몰도바의 가입 협상 개시와 조지아에 대한 회원국 후보 지위 부여도 승인됐다.

유럽연합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전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헝가리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반대해왔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반대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회의장에 불참하는 형식으로 가입 협상을 양해하는 타협을 했다. 오르반 총리는 앞서 중재에 나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9시간의 밀실협상 끝에 이런 선택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오르반 총리는 회의 뒤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와의 가입 협상은 나쁜 결정”이라며 “헝가리는 이 결정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사법권 독립 미흡 등의 이유로 동결해 왔던 100억2천만유로(약 14조2600억원)를 재교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는 등 헝가리 달래기에 나섰다. 친러시아적 입장을 갖고 있는 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가장 부패한 국가라며 가입을 극렬히 반대해 왔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 정상회의 의장은 이날 결정에 대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유럽 국민과 우리 대륙의 희망에 대한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날 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우크라니아의 승리, 유럽 모두의 승리”라며 “역사는 자유를 위한 싸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들이 만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유럽연합 가입을 신청해 지난 6월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다. 하지만, 최근까지 헝가리의 반대로 가입 협상이 시작되지 못했다.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 가입에 한발짝 다가섬으로써, 최근 전쟁의 교착 및 국제적 고립 타개에 도움을 받게 됐다.

한편, 미국 상원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안을 다음주에 통과시키기 위해 15일부터 시작되는 연휴 일정을 연기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지난주 미-멕시코 국경 통제 강화를 내걸고 610억달러에 이르는 우크라이나 군사원조안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미 의회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 가입협상을 승인했으나, 이는 가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협상엔 몇년이 걸리게 된다. 하지만, 미셸 의장은 이날 결정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우리가 그들 편에 있다는 매우 강력한 신호”라고 자평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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