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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전쟁’ 브레이크 거는 미국, 이스라엘과 파열음…갈라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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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인질 중 미국인 가족들이 13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한 뒤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이 두달을 넘어서고 ...

13일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인질 중 미국인 가족들이 13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면담한 뒤 백악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가자지구 전쟁이 두달을 넘어서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면서, 이스라엘의 동맹이자 최대 지원국인 미국이 브레이크를 걸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이 이에 대해 노골적 불만을 쏟아내며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개전 직후인 10월17일 이후 처음 가족이 하마스에 인질로 잡힌 이들과 얼굴을 마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시간에 걸친 면담을 끝낸 뒤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사랑하는 이를 하마스에게 빼앗긴 미국 인질 가족과 막 만나 얘기를 들었다”며 “인질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안심시켰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얼굴을 마주한 가족들도 면담 뒤 기자회견을 열어 석방 협상에 대통령의 모든 권한을 활용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루 전인 12일엔 워싱턴에서 열린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변화를 요구하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역대 최악의 극우 정권이라 불리는 네타냐후 내각에서도 가장 극우 인사로 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치안)장관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해가며 “그들은 하마스를 응징하기 원할 뿐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인) 2국가 해법을 원치 않고 팔레스타인에 관한 어떤 것도 하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네타냐후 총리는 “변해야 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무차별적인 폭격으로 인해 유럽 등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변화를 촉구한 다음날 바로 인질 가족들과 만나자 미국 언론들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이스라엘에 고도의 압박을 가한 것이란 해석을 내놨다. 시엔엔(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정권에 ‘국제적 지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양국 간 균열이 대중의 눈에도 보이게 됐다”며 전쟁에 대한 “굳건했던 두 동맹 간에 이견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1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 활동가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은 한발 더 나아가 민간인 공격용으로 사용될 우려가 있는 소총 공급을 지연시키는 등 이스라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2명의 미국 당국자의 말을 따 이날 바이든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M-16 소총 2만정의 판매 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를 보면,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첫주에 레바논, 시리아, 가자지구와 인접 지역에 사는 이스라엘 주민들이 초동 대응을 할 수 있게 소총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이 총기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판매를 지연시키는 중이다.

또, 비인도적인 군사작전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궤멸’을 위해 가자지구 터널에 바닷물을 붓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에서 “어떤 전술이든 국제 인도법에 부합해야 하며 민간인 보호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계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아직 타협하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성명을 내어 “하마스 궤멸 이후 (대책)에 대해 (미국과) 의견이 다른 게 사실이지만, 이 역시 합의에 이르게 되기 바란다”며 “‘오슬로의 실수’(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국가 해법에 동의한 1993년 합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내 입장을 분명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에 하마스는 물론 파타흐(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 첨예한 이견 조정을 위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을 이스라엘에 파견했다. 14일 네타냐후 총리 등과 만나 민간인 피해를 줄이는 방안과 전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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