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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공 백린탄” 민간 투하 논란…미 무슬림단체 조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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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16일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 드하이라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와 교전 당시 투하한 포탄이 폭발하고 있다. 에이피 통신 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치명적 살상...

지난 10월16일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 드하이라 상공에서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와 교전 당시 투하한 포탄이 폭발하고 있다. 에이피 통신

이스라엘이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치명적 살상 무기인 ‘백린탄’을 불법으로 헤즈볼라 거점지인 레바논 남부 민간인 주거지에 사용했다는 논란이 일자, 미국 내 무슬림단체가 즉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미국 내 최대 무슬림 시민권 옹호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성명을 내어 “민간인 지역에 공격용으로 사용된 이스라엘 정부의 백린탄을 미국이 공급했다는 보도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해결책을 제시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에드워드 아흐메드 미첼 부이사는 성명에서 “보도된 이스라엘 정부의 백린탄 사용은 끔직한 전쟁 범죄이며 우리나라(미국)가 이를 규탄하고 조사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이스라엘 정부의 민간인에 대한 지속적인 인권 침해에 모든 물질적 지원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린탄은 공기에 노출되면 매우 높은 온도에서 연소하는 백린을 활용해 다량의 연기와 화염을 내뿜는 무기로, 이 불꽃에 몸이 닿기만해도 뼈까지 타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린다. 백린탄은 화학 무기로 국제인도법 상 백린탄을 민간인 거주 지역 근처에서 사용되는 금지돼 있다. 다만, 전장에서 목표물을 식별하기 위해 화재를 일으키거나 연기를 생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정했을 때, 일부 합법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앞서, 지난달 31일 국제앰네스티는 이스라엘군(IDF)이 10월10일에서 10월16일 사이 레바논 남부 국경 지역인 드하이라를 공습했을 때 백린탄을 투하해 최소 9명의 민간인이 다쳤다고 밝혔다. 당시 국제앰네스티는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은 불법이기에 전쟁 범죄로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1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당시 현장에서 나온 포탄 파편을 분석한 결과 둥근 포탄 잔해가 미국제였다며, 백린탄은 미국이 공급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 발의 포탄 잔해에 1989년과 1992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일련번호가 적혀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드하이라는 인구 2000명 작은 마을로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거점 중 하나로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헤즈볼라 공격 때 이 마을을 타격했다. 레바논은 당시 이스라엘이 방화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거듭 비판한 바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1일 “우리도 보도를 봤고 우려하고 있다. 좀더 알기 위해 (이스라엘에) 질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백린탄이 조명을 비추고 연기를 만들어 이동 시 움직임을 은폐하는 데 군사적 유용성이 있다고 설명하며, “분명히 우리가 다른 군대에 백린탄과 같은 물자를 제공할 땐 그 물품이 합법적인 목적에 부합하고 법에 따라 사용될 것이라는 전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대해 질문을 받고 “이스라엘군과 모든 안보 기관은 국제법에 따라 행동한다. 이건 우리가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행동할 방식”이라며 민간인 지역에 백린탄 사용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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